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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이주열, 16일 비공개 회동…어떤 말이 오갔나

김동연-이주열, 16일 비공개 회동…어떤 말이 오갔나

기사승인 2017. 08.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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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북핵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 동향과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 송의주 기자 songuijoo@
재정당국 수장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통화당국 수장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최근 북핵 위기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가 코스피지수가 100포인트 넘게 빠지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악화되면서다. 아울러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와 사그러들지 않은 부동산 투기 열풍에 최근 정부가 내놓은 규제에 따른 영향 등을 살펴보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면서 이들의 테이블은 무게감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은 별도 배석없이 예정된 시간보다 30~40분 늦게 마쳐 이들의 테이블에 오른 화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내외 리스크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날 두 인사는 최근 대내외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한편 시장안정화 대책에 공조키로 합의했다. 재정당국 수장과 통화당국 수장이 머리를 맞댄 만큼 이번 테이블에는 가계부채와 기준금리 문제가 주요 화두로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새 정부는 출범 직후 폭증하는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부동산시장 관련 대출을 지목했다. 이에 서둘러 6·19 부동산대책에다 추가적으로 8·2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이와 함께 이달 말, 늦으면 내달 초엔 가계부채 문제 해소를 위한 종합대책 발표를 예고한 상태다.

반면 한은에선 6월부터 이 총재가 부임 후 처음으로 금리인상 깜빡이를 켜고 있다. 한은은 전 정부 기조에 맞춰 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14개월째 동결 중이긴 하지만, 그간 이 총재는 통화정책만으론 경기부양이 어려워 재정확대를 요청해왔다.

또 최근 들어선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자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을 피력하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정부도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말 예측치보다 무려 0.4%포인트나 올려 잡은 수준이다.

마침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유출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며 국내 금리인상 압박도 커진 모양새다. 미국의 현재 금리는 올 들어 두 차례나 인상되면서 1.00~1.25%로 국내와 같아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말에 추가적으로 금리를 올린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새 정부가 출범 직후 내놓은 대책들에도 주택 관련 수요 자금으로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가계대출 증가폭은 계절적 수요에 힘입어 급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을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은 한달새 6조7000억원 증가한 737조7000억원으로, 증가 규모로만 보면 지난해 11월 8조8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가계대출이 폭증하기 직전인 2010~2014년 7월 평균 2조원과 비교해도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게 되면 채무자들의 이자 부담은 물론 상환 부실화 우려가 커진다. 한은이 6월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저신용 차주(신용등급 7~10등급) 가계대출 총액에서 신용대출 비중은 3월 말 기준 44.1%로 추산됐다. 한은은 이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중·저신용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은으로선 금리조정 운신의 폭이 좁아진 까닭이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한은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앞서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간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정부의 저금리 정책에 대한 부작용을 비판한 데 대해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 권한”이라며 “정부 당국에서 누가됐든 구체적으로 금리를 언급하는 것 자체는 한은의 독립성에 좋지 않은 얘기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비공개 자리에선 국제 경제 동향문제와 금년 하반기 경제 운영 문제·부동산 문제·가계부채 등 경제 전반에 관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얘기를 나눴다”며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원 문제와 실제로 내년 예산에 국정과제가 어떻게 들어갈 것인지, 그것을 위해 세출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 것이며 우리 경제에 필요한 구조개혁을 어떻게 할 지 등에 대해 총재님께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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