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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는 기회 잘 활용 ‘사는 길 선택하길’”

“북한 김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는 기회 잘 활용 ‘사는 길 선택하길’”

기사승인 2017. 09. 2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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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시론] 미국 정책통,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미국 현지서 보내는 제언'..."자기보다 1000배 군사력의 미국 위협 현명한 일 아니다"..."어느 누구도 트럼프 막지 못할 것"..."김정은, 살아 남는 길 선택해야"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1년 전 만 해도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였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북한 나름대로의 한도를 지켜 온 측면도 있다. 벼랑끝을 향해가고 있었지만 실제 벼랑끝을 넘지 않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진짜 벼랑끝이 어딘지를 모르고 덤벼 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더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생각하는 벼랑끝이 어딘지를 알아야 넘지 않을 것인데 과연 북한이 알고 있는지 염려된다. 그런 점에서 지금 김정은은 아주 우매한 ‘벼랑놀이’를 혼자서 즐기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벼랑끝을 우리는 레드라인으로 이해하고 있다. 미국의 레드라인은 대략 다음과 같다. 우선 미국민이 직접적인 위협 또는 공격을 받는 경우다. 다음은 한국과 같은 우방국이 위협 또는 공격을 받는 경우다.

‘공격’은 말그대로 미사일을 한 방 쏘거나 핵폭탄을 떨어 뜨리는 것으로 비교적 정의가 분명하다. 그러면 미국인들에게 ‘위협’은 무엇일까? 예컨데 괌 주변에 북한이 3~4발의 중거리 탄도탄을 발사하면 핵탑재 여부와 관계없이 ‘위협’ 또는 ‘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다. 또 태평양상에 ‘시험 또는 시현’ 목적으로 중장거리 탄도탄을 발사하거나 준비해도 ‘위협 또는 공격’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여기에 핵탄두 또는 수소탄 탄두를 장착하면 미국은 자신들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응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미국인들 중에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태어난 베이비 부머 세대는 지금의 70대 중반이다. 쿠바 미사일 사태를 직접 경험한 미국인들은 대략 60대다. 이들 미국인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핵전쟁에 대해 직접 위험을 느낀 사람들이다. 한국사람들 보다 핵전쟁에 대한 가능성을 늘 생각해 왔고 민감하며 걱정이 크다. 이런 미국인들에게 북한이 보내는 수사적 위협은 말이 아닌 크나큰 위험으로 느껴지고 그에 대해 ‘지나친’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 괌도의 반응이 좋은 예다.

이런 사람들에게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으로 위협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미국인들을 겁쟁이로 보고 있는 듯 하다. 설사 이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자기보다 1000배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겁 먹은’ 미국이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김정은은 알아야 한다.

북한이 태평양 어딘가에 핵탑재 중장거리 탄도탄 발사를 준비하거나 실행하면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이란을 비롯한 그 어느 누구도 도와 주지 않을 것이다. 9·11 사태 이후 각국의 반응을 기억해 보고 거기에 1000배를 곱하면 될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허버트 맥매스터 안보 보좌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트럼프를 막지 못할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민이 느끼는 예민함을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 미국인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동시에 북한에 대해서도 너무 나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한국이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또 지금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공조를 유지하면서 북한에게는 평화의 길을 제시하는 것은 계속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국방력을 하루 빨리 강화해 유사시에 대비해야 한다.

북한 김정은은 대한민국 국민과 문재인 대통령이 주는 기회를 잘 활용해 살아 남는 길을 선택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마저도 하기 싫으면 미사일로 위협하는 못된 짓은 최소한 추석 연휴 동안에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 군인 출신으로는 대표적인 미국 정책통이며 한·미 군사동맹 분야의 독보적인 경험과 이론을 갖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육군 예비역 중장·육사 37기)은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와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한·미 외교안보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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