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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게 치러진 키르기스스탄 대선, 웃는 중국과 러시아

평화롭게 치러진 키르기스스탄 대선, 웃는 중국과 러시아

기사승인 2017. 10. 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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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RGYZSTAN ELECTIONS AFTERMATH <YONHAP NO-4603> (EPA)
사진출처=/EPA, 연합
평화롭게 마무리된 중앙아시아 국가 키르기스스탄 대선에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지역의 영향력을 놓고 서로 세력을 다투고 있는 입장이지만, 양국 모두 지난 15일 치러진 키르기스스탄의 대선 결과에는 만족했을 것이라고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21일 분석했다.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선거 결과 여당인 키르기스스탄 사회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소론바이 제옌베코프(58) 총리가 54.8%의 지지율을 획득해, 2위로 33.7%의 득표율을 기록한 ‘레스푸블리카-아타 쥬르트’ 후보 오무르벡 바바노프(47)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제옌베코프 후보가 승리를 거두면서 지난 1991년 옛 소련 독립 이후 처음으로 평화로운 민주적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됐다.

일각에선 바바노프와 지지자들의 반발로 인한 정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가 나오던 상황에서 결국 패배한 바바노프 후보가 키르기스스탄의 ‘통합’을 강조하며 패배를 순순히 인정한 것도 러시아와 중국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만들었다. 과거 구소련 독립 후 첫 민선대통령으로 당선된 아스카르 아카예프 초대 대통령은 15년간 장기 집권 끝에 2005년 4월 총선 부정을 계기로 촉발된 레몬혁명을 통해 축출되는가 하면, 그의 뒤를 이은 쿠르만벡 바키예프 전 대통령은 2010년 반정부시위에서 시위대를 향해 발포를 명령, 97명 사망을 사망에 이르게 한 후 벨라루스로 망명해 불명예 퇴진한 바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유는 다르지만 모두 키르기스스탄이 더이상 이런 혼돈스러운 정치 상황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유럽과 중국 사이에 위치한 중앙아시아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이니셔티브 구상 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전략 거점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은 카슈가르(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서쪽에 위치)에서 출발해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우즈베키스탄까지 가는 철도 건설 사업을 야심차게 계획하고 있다. 이 철로가 완공되면 중국과 키르기스스탄,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세 나라 간 교역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어 이 지역의 광대한 천연자원을 개발하고 물류 인프라를 개선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중국에게 있어 이 지역의 안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당선 축하 메시지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은 키르기스스탄이 일대일로 사업의 기회를 함께 만들어나가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양국이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중국처럼 경제적인 목적이라기보다는 역내 안보 문제 때문에 키르기스스탄의 정치 안정을 바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선 다음날 제옌베코프 총리의 당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러시아는 키르기스스탄 정부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외곽에 위치한 칸트 러시아 공군기지를 확장하는 방안을 현재 논의 중이다.

구소련 지역인 키르기스스탄은 러시아의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 중 하나다.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언론매체에 보도 되는 프로파간다(선전)들은 키르기스스탄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를 강제로 병합하면서 구소련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이 한껏 높아졌다. 때문에 최근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등 구소련 지역에 대한 간섭을 최대한 자제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

이번 키르기스스탄 대선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그나마 외부 영향을 가장 적게 받으면서 치러진 선거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주요 대선 후보들이 모두 친러시아적인 정책을 앞세우고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EU)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여 러시아의 입김이 아예 없었다고는 볼 수 없다. 야당 후보였던 바바노프 후보도 선거 전 키르기스 국민의 80%가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바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현 대통령의 친 러시아적 정책을 이어나가야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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