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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 단기금융업 최종인가 획득... 증권업계 수신시장 ‘태풍의 눈’

한투, 단기금융업 최종인가 획득... 증권업계 수신시장 ‘태풍의 눈’

기사승인 2017. 11.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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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이 13일 국내증권사 중 처음으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획득하며 수신시장에서 일약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한투는 자기자본(4조3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을 발행어음으로 모집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며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의 첫 걸음을 뗐다.

금융위원회(위원장 최종구)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한투의 단기금융업 인가를 최종 승인했다. 한투는 이날 바로 금융투자협회에 발행어음 약관심사를 신청했다. 한투 관계자는 “지난 1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한투의 단기금융업 인가안이 통과된 후 곧바로 약관심사를 준비해왔다”며 “10일에서 14일 정도 심사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유상호 한투 사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행어음 업무인가 획득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유 사장은 “발행어음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은 제1금융권에서 소외된 신생기업의 자금문제를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현 정부의 주요 추진과제인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수익성 향상을 통한 자기자본 규모 확대로 대형화가 이루어지고 대형화는 다시 경쟁력을 제고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유 사장은 “발행어음 허용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상시적인 자금수탁이 가능하고, 운용 제약이 적은 강력한 자금조달원을 보유했다는 의미”라며 “발행어음과 연계된 기존 IB부문과의 활발한 시너지로 회사 전체적인 수익 향상이 기대됨은 물론 수익구조도 운용수익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 “올해 말까지 목표는 1조원 ”이라며 “내년은 4조원, 2019년에는 6조원, 4년차는 8조원 이상까지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사장은 발행어음 금리에 대해 “은행 이자보다는 높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만 있을 뿐 아직 상세한 것은 정하지 않았다”며 “투자처와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본 입장만 밝혔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주 ‘업권간 형평성을 고려해 단기금융업 인가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유 사장은 “기존 은행권이 충족시키지 못했던 자금수요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기회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높은 금리를 물면서도 증권사에 찾아와 자금을 융통하려고 하는 기업들이 있음을 생각하면 증권사의 기업여신과 발행어음 업무는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금융시장 전체로 보면 한투의 발행어음 규모가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다”며 “발행어음은 금융시장의 틈새를 메꾸는 역할 정도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 KB증권 등 다른 초대형IB 신청회사들도 이날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초대형IB로 지정은 됐지만 한투만 유일하게 발행어음 업무인가를 받으며 마음이 급해지게 됐다. 한투의 발행어음시장 선점효과를 걱정하기에 앞서 당장 자금유출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한투가 2% 초반대의 발행어음 금리만 제시해도 1.5%수준 금리에 불과한 증권사 RP(환매조건부채권)에서는 자금유출이 상당히 일어날 것”이라며 “발행어음 업무인가 취득시점이 늦어질수록 자금이탈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삼성증권은 대주주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특수관계인(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문제로 단기금융업 심사가 보류됐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도 금감원 제재 등을 이유로 심사가 보류된 상황이다. 이들 증권사가 당장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RP금리를 인상하거나 ELS(주가연계증권)의 상환조건을 완화해 수익성을 희생하더라도 자금유출을 막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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