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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7000억원 넘는 공공발주 내년으로…건설업계 ‘한숨’

2조7000억원 넘는 공공발주 내년으로…건설업계 ‘한숨’

기사승인 2017. 11. 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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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철도사업 타당성 재조사로 해넘겨
업계 "수익성 낮은데 물량도 줄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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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7000억원이 넘는 도로·철도건설공사의 발주가 내년 이후로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건설업계의 속도 타들어 가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국토교통부의 주요 관리대상사업 집행 실적은 28조6622억원으로 연간계획(37조6659억원) 대비 76.1%에 머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8.0%)보다 2%포인트 가까이 낮은 수준으로, 국토부 산하 4대 공기업의 평균 집행률(10월말 기준)은 이보다 낮은 70.1%에 그쳤다.

특히 도로와 철도사업의 연기나 취소가 두드러졌다. 한국도로공사가 연간 목표로 잡은 3조2349억원 중 집행실적은 65%에 불과하다. 대규모 도로건설 공사들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세종∼포천(안성∼구리 간) 고속도로 건설공사(9개 공구) 중 1조1672억원 규모의 4개 공구(4·6·7·8공구)와 9639억원 규모 수도권 제2순환(김포~파주) 고속도로 건설공사(5개 공구) 모두 연내 발주가 불가능해졌다. 기재부가 사업계획 및 비용에 대한 적정성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연간 9조2977억원의 집행계획을 세우고 조기집행을 추진했으나 집행률은 54%로 가장 낮았다. 4000억원 규모 장항선 개량2단계 1·2공구 노반공사의 발주가 취소된데다 아직 예산이 집행되지 않은 사업장도 있어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연간 계획 1조4703억원의 82%를 집행했다. 비교적 집행률은 높지만 이달 발주예정이던 2000억원 규모의 송산~시화 MTV간 연결도로 건설공사는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12월 발주 계획이던 332억원 규모 봉화댐과 320억원 규모 원주천 댐 역시 총사업비를 두고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가 발주가 언제될 지 모르는 상태다.

그나마 집행률이 높은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연간 11조9000억원의 집행계획을 세웠고 지난달까지 집행률은 82%에 달한다. LH는 300억원 이상의 발주물량 중 12월 예정됐던 행정중심복합도시 1·3생활권 주차장 공사만 발주를 내년으로 미뤘다. 세종시와 업무 협의가 필요한 까닭에서다.

올해 초 잔뜩 기대를 모았던 발주 사업들이 줄줄이 표류하자 건설업계의 한숨 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건설업체 대표는 “주택경기 호조로 건설사들이 다 좋은 줄 아는데 토목 등 공공발주에 기대 연명하는 업체들이 많다”며 “가뜩이나 낮은 낙찰률로 공공공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인데 이제 물량마저 줄면 죽으란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더구나 갈수록 사회간접자본(SOC)투자 전망은 어둡다. 기재부는 향후 5년간 SOC인프라 예산을 연평균 7.5% 감축하겠다며 올해보다 20% 삭감한 17조700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대규모 공공공사를 연내 발주하는 대신 이월 분으로 돌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소리가 건설업계에선 나온다. 공사 발주가 다음 해로 넘어가면 그 해 집행예산에 포함돼 예산 감소 폭이 적은 것처럼 ‘착시효과’가 발생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이월 공사분이 있어서 내년 예산을 줄여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보통 매년 8000억원 정도는 이월되는데 올해는 3배가 넘는 수준으로, 대부분의 회원사들이 내년 이후 계속 SOC투자가 마르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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