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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한진매립지 ‘이진 베이시티’ 특혜 논란 속 사전분양 개시

부산 한진매립지 ‘이진 베이시티’ 특혜 논란 속 사전분양 개시

기사승인 2017. 11. 2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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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태풍 차바로 인해 방파제를 넘어온 바닷물에 잠긴 부산 서구 암남동 한진 매립지. /제공=서구청
부산시 서구 한진매립지에 들어서는 현대 힐스테이트 이진 베이시티가 공사시기 변경 등 각종 특혜 의혹 속에 지난 27일부터 분양 계약에 들어가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29일 부산 서구와 부산해양지방수산청 및 지역업계에 따르면 서구 암남동 123-15 부지 3만3008㎡(한진 매립지)에서 지난 6일 착공된 현대 힐스테이트 이진 베이시티는 지하 6층 지상 69층 규모로 총 1368세대 3개동이 들어선다. 2022년 5월 준공예정이다. 또 매립지 잔여부지 1만3587㎡에 협성건설이 초고층 아파트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진 베이시티 건립 추진과 맞물려 정부가 사업비 1000여억원을 들여 실시하는 부산시 해안가 방재호안 공사 지역이 확장되고, 공사시기도 변경되는 등 여러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다.

암남동 한진매립지는 강한 태풍이 오면 일대가 바닷물에 잠기는 상습 침수지역이다. 태풍 매미(2003년), 너구리(2014년) 당시에도 파도가 해안방파제를 넘어 들어와 도로가 파손됐고,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때는 매립지 전체가 침수돼 지역 상가 및 차량 수십 대가 피해를 입기도 했다.

매립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 내년1월 착공에 들어가는 공동어시장앞 방재호안 시설 위치도. /제공=부산지방해양수산청
국토해양부는 2011년 5월 사업비 1000억원을 투입하는 ‘항만구역 내 재해취약지구 정비사업’을 추진, 2020년 남항 서방파제보강 공사(400m)와 방제호안 축조(710m) 공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 완공키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이진건설은 2014년 4월 한진매립지를 사들였다. 1300여세대의 대규모 아파트를 건립하기 위해서다. 논란은 서구청이 한진매립지 앞으로 방재호안시설의 연장과 사업시기 변경을 요청하면서 시작했다.

서구청은 2014년 9월 해양수산부(2013년 국토해양부에서 분리 신설)에 방재호안시설 연장과 사업시기 변경을 요청, 방재호안시설 길이를 당초 710m에서 1000m로 연장시켰다. 사업 시작 시기도 2020년에서 2016년으로 앞당기고 2020년 완료하는 것으로 변경 확정했다.

이후 이진건설의 베이시티 건립사업 추진에 가속도가 붙었다. 2015년 1월 지구단위계획 변경신청을 내 주민의견 수렴, 관계기관 의견 수렴, 도시·건축 공동위원회 등을 거쳐 2015년 7월 결정 고시됐다. 기존 한진매립지 주거·상업지역 비율도 5대5였지만,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8대2로 대폭 수정됐다.

이와 관련, 부산시 관계자는 최소 1~2년 걸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작업이 6개월 만에 일사천리로 이뤄진다는 것은 다른 요인이 없는 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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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구 한진매립지. 노란색 동그라미 부분이 이진 베이시티 건립지다. /제공=서구청
지역 주민들과 시민단체들도 방재호안시설 연장으로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곳이 한진매립지에 들어서는 현대 힐스테이트 이진 베이시티라며 그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백해주 초록생활 대표는 “베이시티 건립 이후 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결국 사회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건설사는 이익만 남기고, 재해에 따르는 비용은 사회가 책임져야 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서구의회 의원도 “기존 계획을 변경까지 해가며 한진매립지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방재호안을 설치하는 것은 엄연한 특혜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진건설 측은 이미 지구단위계획 시 충분한 사전재해영향성검토 등 심의를 통과해 아무런 특혜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진건설 관계자는 “사전재해영향성검토 등 모든 심의를 받아 해안 방파제에서 15m 이상 완충지역을 두고 건축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수심이 깊고 강한 태풍 등 재난 시 대부분이 침수되는 이 지역은 해안 방재호안 시설로부터 50m의 완충지역이 필요하고, 완충지역에는 완벽한 배수시설이 구비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해수청 관계자는 “한진매립지는 태풍으로 여러 번 침수를 경험한 곳으로 방호시설로부터 50m는 완충지역이 마련돼야 침수를 예방할 수 있다. 영도구 남항동 남항방파제가 그 예다”며 “15m 완충지역으로는 파도가 넘어올 때 침수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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