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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출범 한달만에 ‘안전불감증’ 도마 오른 강환구號

[취재뒷담화]출범 한달만에 ‘안전불감증’ 도마 오른 강환구號

기사승인 2018. 02.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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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통합안전교육센터’ 건립과 안전관리체계 내실화를 통해 명실상부한 ‘중대재해 없는 원년’을 달성하고자 한다.”

지난달 3일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이 신년사를 통해 강조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강 사장이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은지 한달이 채 되기도 전에 조선소 내 2건의 인명사고가 발생하며 신년사가 무색해져 버렸습니다.

현대중공업에선 올 들어 1월 한달에만 두 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불감증 논란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습니다. 2014년 9명, 2015년 3명, 2016년 11명, 2017년 1명 등 매년 사망자가 발생했던 터라 강 사장의 신년사가 더욱 아프게 다가옵니다. 특히 최악의 사상자가 발생한 2016년에 안전관리종합대책을 마련했지만,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실효성마저 의심받고 있습니다.

올해 첫 사고는 지난달 23일 발생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선대 블록 연결 작업장에서 산소절단기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의 몸에 불이 붙은 사고가 난 것입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전신 75%에 화상을 입은 탓에 이틀 뒤인 25일 끝내 숨졌습니다. 이 사고로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본부 작업장 전체에 대해 무기한 작업 중지 명령을 받았습니다.

작업중지 명령을 받기 하루 전인 24일에도 현대중공업 자회사인 모스의 하청업체 소속 크레인 기사가 심장마비로 숨졌습니다.

더 아쉬운 건 현대중공업의 대응입니다. 연 이틀 사망 사고가 발생했지만 별도의 사과문이나 해당 사고를 알리는 대신 쉬쉬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이는 비슷한 시기 산재사고가 발생했던 포스코와 대조적입니다. 포스코는 사고 직후 언론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향후 처리 과정을 소상히 밝히며 적극적인 수습에 나섰습니다.

물론 문제의 본질인 안전 확보보다 언론 대응이 더 중요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쉬쉬하면서 수습책 마련은 뒷전인 모습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조선소는 항상 크고 작은 위험과 사고에 노출돼 있어 ‘죽음의 작업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부디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꾸준히 안전 대책을 강화해 근로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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