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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바다 품은 ‘올림픽 도시’ 강릉...해변마다 즐길거리 한가득

[여행] 바다 품은 ‘올림픽 도시’ 강릉...해변마다 즐길거리 한가득

기사승인 2018. 02. 0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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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가볼만한 곳
여행 톱/ 정동진
강릉을 대표하는 정동진해변. 겨울바다는 먹먹한 가슴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같은 매력이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강원도 평창·강릉·정선에서 열린다. 세 도시들 중 오직 강릉만 갖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바다다.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내달리다가 뭍을 때리며 하얀 물보라로 부서지는 겨울바다는 이 ‘올림픽의 도시’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강릉은 이미 사계절 이름난 관광명소다. 바람 차가운 한겨울에 찾아도 바다가 있어 본전은 너끈히 뽑을 수 있다. 게다가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한국의 금빛레이스가 기대되는 곳 역시 멋진 바다를 품은 강릉이다.

정동진레일바이크
지난 1일부터 운행을 재개한 정동진레일바이크/ 사진=코레일관광개발
여행 톱/ 정동진바다열차
정동진~삼척 구간을 동해와 나란히 달리는 바다열차
● ‘모래시계’의 정서 그대로…정동진해변과 주변여행지

‘바다의 도시’ 답게 강릉에는 이름난 해변이 참 많다. 정동진해변도 이 가운데 하나다. 경포해변과 함께 강릉을 대표하는 곳이다. 볼거리, 즐길거리가 주변에 즐비하다.

우선 정동진역이라는, 바다와 인접한 로맨틱한 기차역이 있다. 부서지는 파도는 매한가지이지만 빨간 지붕을 인 이 작은 역사(驛舍) 하나 덕에 여느 바닷가와 다른 감동을 경험하게 된다. 정동진역은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이 있는 역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아래가 백사장이다. 정동진역은 1995년 방송된 공전의 히트 드라마 ‘모래시계’에 등장하며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80년대의 암울한 사회상을 그린 이 드라마는 64%가 넘는 전설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로 사랑받았다. 드라마의 애틋한 여운이 그리워 멀리서 애써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해변 끄트머리에는 ‘모래시계’ 공원이 있고 이 공원에는 시계를 테마로 한 정동진시간박물관까지 자리잡았으니 ‘시간여행’ 하기에 제격이다. 

흥미진진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다열차와 레일바이크다. 바다열차는 정동진~삼척 구간(약 56km)을 달리는 관광열차로, 객실 내에서 바다를 잘 볼 수 있도록 좌석을 차창과 마주하게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레일바이크는 정동진역~모래시계공원(약 4.6km) 구간을 달리는데 기차를 타고 달릴 때보다 파도소리, 바람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기차를 타고 달릴 때와 기분이 완전 딴판이다.
여행 톱/ 헌화로
심곡항에서 금진항까지 이어지는 ‘헌화로’는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이 붙어 달리는 도로다.
‘헌화로’와 ‘정동심곡바다부채길’도 기억한다. 헌화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은 바다를 끼고 걷는 길로 유명하다. 정동진해변 남쪽 심곡항에서 금진항까지 이어지는 약 2km의 해안도로가 헌화로다. 풍경 참 예쁜 이 길은 우리나라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이 붙어 달린다. 해안절벽이 웅장하고 갯바위들의 형상도 참 기묘하다.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은 정동진해변 썬크루즈리조트에서 심곡항까지(약 2.86km) 해안을 따라 조성된 트레킹 코스다. 2300만년 전에 형성된 해안단구 지역이라 기암과 깎아지른 해안절벽이 참 볼만하다. 바다와 딱 붙어서 걷고 달리다보면 마음도 바다처럼 넓어짐을 느낄 수 있다. 바다의 큰 기운을 몸소 경험하면 작은 것에 아옹다옹했던 일이 참 우스워진다.

여행 톱/ 경포호
송강 정철의 애를 태운 경포호.그는 ‘관동별곡’에서 경포호에 달이 비친 모습이 관동팔경 중 으뜸이라고 칭찬했다.
여행톱/ 선교장 열화당
선교장 열화당. 동판으로 만들어진 러시아식 테라스가 눈에 띈다.
● ‘강릉 바다여행 1번지’ 경포해변…경포호·선교장·오죽헌도 지척

정동진해변이 강릉의 남쪽 해변을 대표한다면 경포해변은 북쪽 해변의 대명사다. 백사장 뒤로 솔숲이 우거져 운치가 그만인 이곳은 여름이면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한겨울에는 마음 살피며 걷기 좋을 만큼 호젓해서 끌린다.

주변 볼거리를 짚어보면 이렇다. 우선 그 유명한 경포호가 바로 옆이다. 경포호는 석호다. 모래 등 퇴적물이 만(灣)의 한쪽 입구를 막아 바다가 호수가 됐다. 처음 형성됐을 때는 호수 둘레가 무려 12km나 됐단다. 지금은 약 4km로 줄었다. 한두 시간이면 한바퀴 돌 수 있다. 호수 주변으로 월파정·홍장암·경포대 등은 꼭 구경한다. 월파정은 호수 가운데 있는 누각이다. 경포호 그림이나 사진에 꼭 등장하는, 작은 바위(새바위) 위에 서 있는 그 누각이다. 들어앉은 자리가 기가 막혀 경포호의 상징이 됐다. 홍장암은 고려 말 강원도순찰사로 이곳에 머물렀던 박신이 기생 홍장과 함께 배를 타고 사랑을 나눈 이야기가 전해지는 바위다. 경포대는 호수와 인접한 암벽에 지은 정자다. 조선 중기의 대문인 송강 정철은 이곳에서 바라본 달밤 풍경에 홀딱 반했다. 그래서 그는 ‘관동별곡’을 쓰며 이 풍경이 관동팔경 가운데 으뜸이라고 칭찬했다.

경포호에선 선교장과 오죽헌이 가깝다. 운정동에 자리잡은 선교장은 쉽게 말해 조선시대 양반집이다. 전주 이씨 가문의 효령대군 11세손 이내번이 지었다. 그가 터를 잡은 후 가세가 크게 번창해 당시보다 가람들이 많아졌다. 안채·동별당·활래정·열화당 등의 건물로 이뤄졌는데 특히 활래정과 열화당은 이곳 대표 건물이니 꼭 본다.

활래정은 앞마당 인공연못에 지은 누각이다. 연꽃 활짝 핀 여름에는 우아하기 짝이 없고 겨울에 눈 내리면 설경도 참 고상하다. 열화당은 선교장의 사랑채다. 1815년 지어졌는데 동판으로 만든 러시아식 테라스가 이색적이다. 고색창연한 전통한옥과 서양식 테라스의 조화가 약간 어색해 보이지만 어디 가서 구경 못할 것이니 잊지 말고 관람한다. 조선 말 러시아공사관 사람들이 이곳에 잠시 머물렀는데 보답하는 의미에서 동판 테라스를 선물했단다. 창고였던 자미재, 집안일 돕던 여인들의 숙소 연지당, 안방마님 거주하던 안채, 손님 머물던 별당, 그리고 행랑채와 열화당 후원 정자인 초정까지. 조선 사대부가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선교장 주변 야트막한 산을 에둘러 산책로도 잘 조성돼 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아주 멋지다.

죽헌동에 있는 오죽헌은 율곡 이이의 어머니 신사임당의 친정집인데 주택 건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단다. 이곳 ‘몽룡실’에서 조선의 대학자 율곡 선생이 태어났다. 뒤뜰에 검은색 줄기의 대나무 ‘오죽’이 자란다.

여행 톱/ 강문해변 진또배기
강문해변의 진또배기(솟대)는 형태가 아름다워 사진촬영을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여행 톱/ 안목해변
커피 전문점들이 늘어선 안목해변
● 강문·송정·안목·사천진·연곡·영진·소돌…또 멋진 해변들

정동진과 경포해변 말고도 멋진 곳들 많다. 경포해변을 기점으로 남쪽으로는 강문·송정·안목해변이 제법 이름났다.
강문해변은 ‘진또배기’를 찾아본다. 진또배기는 솟대의 강릉사투리로, 마을 재앙을 막고 풍년과 풍어를 기원하기 위해 세운 일종의 장승이 솟대다. 강문 진또배기는 세 마리 오리 모양 조형물을 올려놓았는데 그 모양이 아름다워 이를 촬영하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경포호와 경포천 물줄기를 연결하는 솟대 모양의 다리도 있고 해변 입구에는 걷기 편한 산책로도 잘 만들어져 있다. 송정해변은 솔숲이 끝이 없다. 숲에 들면 하늘이 안보일 정도다. 안목해변은 커피거리로 잘 알려졌다. 로스팅 전문점과 브랜드 카페들이 해변을 따라 늘어섰으니 바다 바라보며 커피 한잔 마시면 겨울 한기가 절로 누그러진다.

경포해변을 기점으로 북쪽에 위치한 사천진해변·연곡해변은 안목해변에 이어 최근 새로운 커피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한국의 1세대 바리스타 박이추(68)씨가 2000년 서울에서 내려와 터를 잡은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바다를 잘 볼 수 있도록 넓은 창을 가진 커피 전문점들이 하나씩 들어서고 있다. 연곡해변에서 북쪽으로 더 달리면 지난해 종영했던 드라마 ‘도깨비’에 등장해 유명해진 영진해변(방파제)과 현지인들이 일출명소로 추천하는, 해안의 ‘아들바위’가 예쁜 소돌해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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