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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대장정 마침표 찍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역사적 대장정 마침표 찍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기사승인 2018. 02. 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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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7∼8위 순위 결정전 남북 단일팀 선수들이 스웨덴과의 경기 후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연합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올림픽 여정을 마쳤다. 비록 5전 전패였지만, 단일팀의 행보는 아름다웠다.

새러 머리(30·캐나다) 감독이 이끄는 단일팀은 2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웨덴과의 7-8위 순위 결정전에서 한수진이 만회 골을 넣는 등 분전했으나 1-6(1-2 0-1 0-3)으로 패배했다. 단일팀은 B조 조별리그 3경기에 이어 5~8위 순위 결정전 2경기에서도 모두 패하면서 5전 전패에 2득점 28실점을 기록, 대회를 마감했다.

세계 22위인 한국과 25위인 북한으로 이뤄진 단일팀은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9위)과 현격한 실력차를 보였으나 남과 북이 모여 함께 흘린 땀방울은 아름다웠다.

단일팀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남북 대표단이 모여 합의에 이르면서 확정됐다. 머리 감독을 비롯해 올림픽 하나만 보고 달려왔던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는 당혹스러운 소식이었다. 지난달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을 맞이할 때에도 한국 선수들은 떨떠름했지만 훈련을 함께 하면서 서로 “언니”, “동생”이라고 부르고 웃고 떠들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에 나선 단일팀은 스위스, 스웨덴에게 0-8로 대패했지만 더욱 더 똘똘 뭉쳤다. 조별리그 최종전인 일본전에서도 1-4로 패배했지만 한국계 혼혈 선수 랜디 희수 그리핀이 역사적인 올림픽 첫 골을 넣었다.

5~8위 순위 결정전 1라운드에서는 다시 만난 스위스를 상대로 또 0-2로 패했지만 일주일 전보다 점수 차를 6점이나 줄였다. 짧은 기간 동안 손 발을 맞춘 단일팀이 보여준 놀라운 성과였다.

이날 스웨덴 최종전에서는 한수진이 단일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올림픽에서 비(非)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넣은 골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과 머리 감독, 북측의 박철호 감독은 눈물을 흘렸다. 2014년 26살의 나이로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머리 감독은 “4년 전만해도 우리 팀이 이 정도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며 “4년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선수들이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눈물을 흘리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골을 넣은 한수진은 “북측 선수들이 돌아가면 많이 생각나고 아쉬울 것 같다”며 “남은 시간 동안 북측 선수들과 좋은 추억 만들 수 있도록 재미있게 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단일팀의 골리 신소정은 “처음에는 두렵고 무서웠지만 그 친구들이 마음을 열고 다가오니 잘 어우러졌다”면서 북한 선수들과 헤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은 실감나지 않지만 속상하고 슬프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이 많이 들었고 몸을 부딪히며 생활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평화올림픽의 상징이었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역사적인 행보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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