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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바이오 기업들의 성역없는 인재쟁탈전...배경은?

[취재뒷담화]바이오 기업들의 성역없는 인재쟁탈전...배경은?

기사승인 2018. 02.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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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빈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원의 절반은 외국인입니다. 삼성바이오·셀트리온헬스케어 등이 위치한 송도에서는 검은 머리로 외국어를 사용하는 직원들이 낯설지 않습니다. 바이오제약업계의 특성상 영어로 된 의료용어를 써야하는 이유도 있지만 해외 출신 직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로 회사의 공용어도 영어로 바뀌는 추세입니다.

바이오 기업들이 최근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LG·SK 등 대기업에서 신사업으로 바이오산업을 꼽고 투자를 확대해나가면서 연구 인력 확보가 불가피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약사면허 소지자 혹은 생명과학 석사이상의 연구인력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설비하고, 생산라인을 갖췄지만 정작 안에서 일하는 사람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읍니다.

해외시장을 공략한다는 명분도 있지만 충분한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해외로 떠나기도 합니다. SK바이오팜 역시 국내가 아닌 미국에 R&D 센터를 두고 현지 인력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 인력 확보를 못한 다른 기업들도 공장의 해외 이전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인력난의 배경에는 바이오 시밀러 관련 분야의 대학 강의가 적은 점에 있습니다. 약학대학에서 가르치는 과목의 대부분은 기존 제약회사에서 생산하는 복합의약품 만드는 법을 배우는 과목이며, 비교적 관련이 깊은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대부분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빠져 석사 과정을 마치는 사람이 적습니다. 공장과 연구 시설이 지방인 점도 한몫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앞으로가 고비라고 입을 모읍니다. 오송, 안동 등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수도권 직장으로 이직하기 때문에 신규 채용이 어렵고 바이오 산업의 역사가 짧아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바이오 중점 도시에서는 생산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주고 건설비를 지원해주지만 관계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식약처의 제품허가 기준 간소화, WHO 입찰시 정부지원, 해외 수출 절차 등 실효성 있는 혜택이 절실합니다. 바이오 산업은 이제 갓 10년을 넘은 사업입니다. 하지만 산업이 불완전하다고 정책까지 불완전해서는 안됩니다. 효율성 있는 정책으로 해외의 바이오 인재들이 탐내는 신사업의 요람으로 거듭나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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