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타이어 본사 건물 앞에서 ‘해외자본 유치 찬성’ 구호를 외치고 있다./제공 =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의 운명을 결정짓게 될 노사자구안 합의의 데드라인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중국 더블스타로의 해외매각을 놓고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경영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더블스타 투자 유치에 대한 채권단 결의가 완료된 가운데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운명의 날인 30일까지 노사 간 평행선 달리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일반직 대표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타이어 본사 건물 앞에서 법정관리 반대와 해외자본 유치 찬성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약 1500명으로 구성된 일반직 대표단의 97.3%(응답률 71.5%)는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했다.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동의한다는 의미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1월 26일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정상화 방안과 함께 차입금 만기 1년 연장·이자율 인하 등 유동성 대책을 마련했다. 당시 채권단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가 체결되지 않으면 차입금 연장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경고했다. 채권단이 지난달 채무상환 유예 결정을 한 달 연기한 이후 금호타이어에 통보한 노사자구안 합의와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동의 기한은 열흘이 남은 상태다.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반대"<YONHAP NO-3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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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광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에서 총파업에 들어간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매각 반대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반면 노조가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되느니 법정관리를 선택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노사 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중국 더블스타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향후 ‘기술 먹튀’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또 채권단이 해외매각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해외매각 철회와 구조조정 분쇄, 체불임금 해결을 위한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20·22·23일 각각 8시간씩 부분파업하며 24일에는 광주·곡성·평택공장 조합원 3500여명과 비정규직 500여명 등 4000여명이 2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지난 14일 1차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한편 이날 이동걸 산업은행장과 노조 간 첫 면담에서 해외매각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돌입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행장은 더블스타의 먹튀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노조는 해외매각 철회 없이는 대화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의 계속기업가치(4600억원)가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는 실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만약 30일까지 노사자구안을 제출하지 못하면 법정관리와 함께 최악의 경우 파산에 이를 가능성도 열어두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