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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성추행 조사단, 안태근 등 검사 4명·수사관 3명 기소…‘용두사미 수사’ 지적(종합)

검찰 성추행 조사단, 안태근 등 검사 4명·수사관 3명 기소…‘용두사미 수사’ 지적(종합)

기사승인 2018. 04. 2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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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압수수색·현직 부장검사 등 ‘구속’ 성과…윗선 수사는 ‘미진’
서지현 검사 “검찰 수사에 깊은 안타까움·유감”
檢성추행 사건 중간 결과 발표21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패해 회복 조사단’ 조희진 단장(동부지검장)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방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성추행 수사 경과 등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서지현 검사 성추행 의혹 사건 등을 수사한 검찰이 안태근 전 검사장 등 전·현직 검사 4명과 검찰 수사관 3명을 재판에 넘기며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그간 조사단의 행보나 수사결과를 두고 ‘용두사미’로 끝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 2월 2일부터 시작된 83일간의 수사결과 내용을 담은 중간수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조사단은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안 전 검사장이 인사원칙을 위반해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안 전 검사장을 전날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기소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 내 성추행 의혹을 전수조사한 조사단은 수도권 지청에서 근무하는 A부장검사를 구속기소하고 여성을 아이스크림에 빗댄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옷을 벗은 전직 부장검사 B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검사 시절인 2015년 회식 자리에서 후배 검사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C씨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 외에도 조사단은 재경 지검과 지방 지검, 수도권 지청에 각각 근무하던 수사관 3명을 업무상위력에 의한 추행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명확한 진실규명에는 도달하지 못하며 수사에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수사 초기 조사단은 서 검사의 인사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법무부 검찰국을 압수수색하고 A부장검사를 긴급 체포하는 등 거침없는 수사로 호평을 받았지만, A부장검사를 제외한 안 전 검사장 등 피의자들을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기면서 확실한 물증이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는 등 부실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수사의 큰 줄기인 안 전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과 관련해 발족 이후 두 달여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지난 9일 수사심의위원회의 ‘구속기소’ 의견에 따라 안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면에서 범죄성립 여부에 대해 다툴 부분이 많다”며 조사단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법조계에서는 장기간 수사를 진행했으나 인사보복의 혐의를 입증할 유력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조사단이 전·현직 고위간부 등 윗선에 대한 직접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수사를 마무리함에 따라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은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 검찰국장 시절 안 전 검사장의 성추행 사건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과 관련, 최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려 했으나 최 의원 측이 거부해 서면조사만 진행했다.

또 조사단은 후배검사를 성추행한 C씨에 대한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C씨는 검사 시절 성추행 의혹을 받았으나 별다른 감찰이나 징계를 받지 않고 옷을 벗었다. 일각에서는 당시 고검장이었던 C씨 부친의 영향으로 사건이 무마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사단 관계자는 “당시 피해자가 (2차 피해 방지를 위해) C씨가 퇴직할 경우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확고히 피력해 감찰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서 검사 측은 조사단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검찰의 수사에 깊은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하며 철저한 공소유지로 진실을 끝까지 밝혀주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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