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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화된 외국인의 경영권 참여...대응 방안은?

노골화된 외국인의 경영권 참여...대응 방안은?

기사승인 2018. 0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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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자발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중
최근 삼성전자·현대차·SK 등 주요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외국계 자본의 개입이 심해지고 있다. 외국계 자본은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정책뿐 아니라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까지 요구하는 등 경영에 개입하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및 분할·배당금 확대·여성 및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등 자발적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변화하는 과정에 있는 만큼 이 같은 외국계 자본의 이사회 구성 변화 요구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올해 2월 이사회에서 경영진의 사외이사 추천 권한을 없애고 외국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이사회 구성을 다양화했다. 현대차그룹도 올해부터 투명경영위원회를 통해 주주권익보호 담당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투명경영지원팀을 신설하는 등 의지를 보이고 있다.

첫 시작으로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 내 처음으로 주주가 추천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내년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2020년 현대모비스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외국인이나 여성들의 이사회 진출을 환영한다”고 말하는 등 자체적으로 사외이사 선임 등을 통해 이사회를 선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기업들의 개선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시점에서 해외 투기자본들이 소위 ‘약한 고리’를 파고 들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과정속에서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에 현대차·현대모비스 합병을 통한 지주사 전환, 자사주 소각, 40~50%대로 배당률 상향 조정, 경험이 풍부한 사외이사 3명 추가 등을 요구했다.

특히 엘리엇은 국제적 경험이 많은 외국인 사외이사를 3명 이상 임명하고 비상임 이사도 3명 이상으로 상임이사보다 많게 선임할 것을 요구했는데, 현대차 입장에서는 무작정 거부하거나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주장들이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의 이사회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들어온데다 옛 한국전력 부지 인수 등에서 이사회가 비판을 받은 적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외국계 자본이 겉으로는 국내 기업의 이사회 선진화 등을 내걸고 있지만 속으론 단기 이익 창출에만 관심이 있고 회사의 장기적 경쟁력 강화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외국계 자본의 입맛에 맞게 이사회가 구성되면 단기 수익중시 요구로 인해 기업들의 장기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엘리엇이 요구한 건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면서도 “외국인의 사외이사 선임은 원칙적으로 열려 있는 상태로 주주의 이익과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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