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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 민간 소극장 ‘삼일로창고극장’ 22일 재개관

우리나라 최초 민간 소극장 ‘삼일로창고극장’ 22일 재개관

기사승인 2018. 06. 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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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개관 당시 형태 최대한 복원...기념공연 '빨간 피터들' 선보여
공간사진-극장전경
삼일로창고극장 외부 전경./제공=서울문화재단
1975년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소극장인 ‘삼일로창고극장’이 오는 22일 재개관한다. 2015년 10월 폐관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소극장 운동의 발원지’로 꼽히는 삼일로창고극장은 방태수 연출가가 극단 에저또 단원들과 함께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에저또 소극장’이 그 시작이다.

극단 에저또는 상당히 실험적인 작품들을 이곳에서 선보였다. 화장실 낙서들을 모아 대본을 만들거나, 배우들이 온몸에 붕대를 감은 채 출연하는 등 전위적인 창작을 시도했다.

배우 정동환은 “무대 앞, 뒤, 옆으로 관객들이 빽빽이 앉아서 공연을 보고, 일어나서 기립박수치고 난리가 났던 곳”으로 기억했다.

이후 연극을 활용한 치유법에 관심이 많았던 정신과 의사 고(故) 유석진 선생이 극장을 인수하고 연출가 고(故) 이원경 선생이 극장 운영을 맡으면서 1976년 ‘삼일로창고극장’이란 이름으로 두 번째 개관했다.

이 시기 고(故) 추송웅이 공연한 1인극 ‘빨간 피터의 고백’은 막을 올린 지 4개월 만에 6만 관객을 돌파하는 전설적인 기록을 세웠다. 추송웅은 1983년 8월 자신이 극장을 인수해 ‘떼아뜨르 추 삼일로’라는 이름으로 극장을 운영한다.

그러나 1985년 12월 추송웅이 사망하면서 ‘떼아뜨르 추 삼일로’는 폐관했고, 1986년 극단 로얄씨어터가 인수해 다시 ‘삼일로창고극장’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삼일로창고극장은 재정난에 시달리다 1990년 12월 네 번째 폐관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다 1998년 창작극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들이 모여 만든 극단 창작마을이 ‘명동 창고극장’이라는 이름으로 다섯 번째 문을 열었다. 이름을 바꿔 간신히 부활했지만 재정난은 여전했고 결국 2004년 다시 한 번 주인이 바뀌게 됐다.

연출가 정대경(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명동 창고극장’을 인수해 ‘삼일로 창고극장’으로 변경, 2015년 10월까지 극장을 운영했다. 여섯 번째 개관이었다.

1975년 개관부터 2015년 마지막 폐관까지 삼일로창고극장 무대에 오른 작품은 총 279편. 40년간 같은 자리를 지킨 이곳은 많은 공연예술인이 성장하는 요람 역할을 해왔다.


공간사진-공연장
삼일로창고극장 내부 전경./제공=서울문화재단
서울시는 삼일로창고극장의 공간성·역사성을 높이 평가해 2013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했고, 2017년 이곳이 공연장으로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건물 소유주와 10년 장기임대계약을 체결했다.

서울시는 삼일로창고극장이 공연장으로 계속 운영될 수 있도록 2017년 서울문화재단에 운영을 위탁했고, 재단은 2020년까지 민간 운영위원회와 함께 극장을 운영한다.

민간 운영위원회는 박지선(프로듀서그룹 도트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오성화(서울 프린지 네트워크 대표), 우연(남산예술센터 극장장), 이경성(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 전윤환(혜화동1번지 극장장), 정진세(독립예술웹진 인디언밥 편집인)로 구성됐다.

20일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경성 운영위원은 “공공기관 지원을 받지만 공공기관에서는 다룰 수 없는 주제를 다룰 것”이라며 “새롭게 태동하는 예술가의 질문을 모아 이곳에서만 가능한 극장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했다.

삼일로창고극장은 1975년 개관 당시 형태를 최대한 복원해 60∼80석 규모의 가변형 무대를 조성했다. 부속동에는 갤러리와 스튜디오를 조성해 공연장과 함께 다양한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운영위원회는 재개관 기념공연으로 29일부터 내달 22일까지 1977년 초연 당시 4개월 만에 6만 관객을 돌파한 고(故) 추송웅의 1인극 ‘빨간 피터의 고백’의 오마주 공연인 ‘빨간 피터들’을 선보인다.

갤러리에서는 극단 에저또의 1966~1977년을 조명하는 아카이브 전시 ‘이 연극의 제목은 없읍니다’가 9월 22일까지 열린다.


공간사진-갤러리
삼일로창고극장 부속동에 위치한 갤러리 내부 전경./제공=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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