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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내홍 ‘악화일로’ “호가호위 세력” vs “안하무인격 독선”

자유한국당 내홍 ‘악화일로’ “호가호위 세력” vs “안하무인격 독선”

기사승인 2018. 07. 1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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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잔류파 아닌 '친박', 과거 호가호위…용납 안해"
잔류파-친박 "반민주적 폭주, 목불인견의 끝"
김성태, 의사진행 발언은 후에 하세요
지난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 중 심재철 의원(오른쪽)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자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나중에 하라며 저지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 내홍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자신의 거취를 문제 삼는 의원들과 정면충돌했던 지난 12일 의원총회 이후 양측이 더욱 거세게 격돌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명박정부 부터 쌓였던 감정이 곪아 터져 파국으로 치닫는 분위기라는 말도 나온다.

특히 김 권한대행은 13일에도 ‘친박’을 겨냥해 ‘호가호위한 세력’이라고 일갈하며 선전포고를 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 호가호위한 세력이 어떤 명목의 이름으로라도 한국당의 쇄신과 변화를 흔드는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도 “쇄신과 변화를 거부하고 당내 갈등을 야기하는 행위에 대해 국민에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기 민망해 대응하지 않았는데 기고만장하는 모습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김 대행은 자신의 거취를 문제 삼는 의원들을 ‘친박계’로 분류하며 정략적 의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복당파 대 잔류파 갈등 구도 대신 친박 대 비박으로 규정해 한국당의 현재 위기에 대한 책임을 친박계로 명확히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하지 않고 당에 남은 의원들 중 친박계가 아닌 의원들도 있다. 김 대행은 “한국당에 ‘잔류파’라는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 친박과 비박만 존재할 뿐”이라며 “언론인들에게 친박이라는 표현이 싫어 (친박 의원들이 잔류파라고) 항의를 한 것으로 안다. 그렇다고 없는 잔류파를 만들어 애써 친박의 흔적을 지워주지 말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당 내에선 정면충돌했던 12일 의총과 관련해 “유구무언”, “목불인견”, “치욕스럽다”, “한숨밖에 안 나온다”는 회의적 반응이 상당하다. 특히 김 대행과 김 대행의 사퇴를 주장하는 의원들 간 막말과 고성이 이어진 것에 대해 당의 앞날이 암담하다는 반응이다.

김 대행은 의총 말미 자신의 사퇴를 주장한 심재철 의원을 겨냥해 “과거 본회의장에서 여성 누드사진 사진을 보는 모습이 노출됐을 때 막아주지 않았느냐며, 어떻게 내게 그럴 수 있느냐”며 강하게 성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혜택을 받아 국회부의장을 하면서 6억 특활비를 받고 의원들에게 밥 한번 사지 않았다” 등의 노골적인 언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권한대행은 자신의 새벽 문자를 공개한 정용기 의원을 향해서도 “새벽에 내가 보낸 문자 내용을 그래도 읽어보겠다”고 맞받아쳤고, 김진태 의원을 겨냥해서는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고성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 12일 의총 이후 악화일로 16일 다시 격돌…잔류파·친박계 “반민주적 폭주”

김 대행으로부터 비난 받은 의원들 역시 반박에 나섰다. 심 의원은 13일 새벽 기자들에게 “김 권한대행은 ‘당의 혜택을 받아 국회부의장을 하면서’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당의 혜택이 아니라 정당한 당내 경선 과정을 통해 국회부의장이 됐다”는 등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날 의총에서 김 대행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성과 막말이 오가는 등 난장판이 벌어진 것에 대해 “정말 근본을 넘어섰다”며 “여기에 대해 의원들의 여론이 아주 안좋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김성태 대행이 물러나는 게 쇄신이고 혁신”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특히 김기선, 김도읍, 김진태, 김태흠, 박대출, 이장우, 정용기 의원 등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 반민주적 폭주에 끌려갈 수 없다”며 김 권한대행 체제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의원들은 “당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 속에서 그동안 많은 의원들이 김성태 원내대표에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총을 거듭할수록 김 원내대표의 안하무인격인 독선과 오만 가득한 행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더니 결국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는 참담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난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의 모습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 끝도 없는 수치심과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오죽하면 그동안 김 원내대표를 옹호해왔던 의원들조차도 만류하다 못해 탄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의원들은 “이처럼 김 원내대표가 당의 자멸을 조장하기에까지 이른 상황에서 당장이라도 김 원내대표는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만 할 것”이라며 “우리는 더 이상 김 원내대표의 독선, 독주를 넘어 파국으로 당을 끌고 가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우리 당의 존립과 보수우파의 미래를 위해 동료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김 대행의 사퇴에 대한 당내 동참을 촉구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더 이상 국민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데 국민 뵙기 너무 죄송스럽다”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한나라당 시절부터 활동해온 당직자 역시 “어제 의총에 안 갔는데 안 가길 잘한 것 같다”며 “더 이상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털어놨다.

김 대행과 사퇴를 촉구하는 의원들 간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전국위 의결을 앞둔 16일 의원총회에서 다시 한 번 갈등이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압축한 5명의 혁신 비대위원장 선출 역시 힘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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