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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풍년에 손쉬운 돈풀기 재탕…구조개혁 마중물 될까

세수풍년에 손쉬운 돈풀기 재탕…구조개혁 마중물 될까

기사승인 2018. 07.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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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재정지출 증가율 7%중반 이상"
기재부 2년째 20조원대 추가세수 전망
당정청 적극적 재정역할 확대 한목소리
경기 불씨 살리는 재정역할 필요하지만
산업경제정책 균형맞춰 효율적으로 써야

정부가 저소득층 소득보전을 위한 미니 부양책을 꺼내 내년도 대규모 예산증액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내년 재정지출을 7% 중반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처음으로 밝혀 내년 예산이 47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령화 등의 난제를 위해 재정역할은 필요하지만, 규제완화와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 대신 손쉬운 돈 풀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세청에 따르면 작년에 거둔 세수가 250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국세청 세수는 255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조3000억원(9.5%) 늘었다. 국세청 세수는 2015년 200조원 돌파 후 3년째 200조원대를 기록중이다. 세수 증가율도 2013년 이후 4년째 증가세다. 이에 따라 국채 발행 없이도 확장적 예산을 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세수 호황에 힘입어 여당은 10%대 재정지출 증가율을 요구하고 있다. 기재부는 9%대 안팎을 검토하고 있지만, 국회 논의를 통해 여당의 주장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작년에도 각 부처는 전년보다 6.0% 늘어난 올해 예산 요구안을 기재부에 제출했지만, 기재부는 더 확대된 7.1% 증가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기재부가 전날 발표한 저소득 지원대책에 투입되는 재원도 최소 3조8000억원으로 5월에 편성된 추경(3조900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연금 등 집계되지 않은 재원까지 합하면 7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부총리는 전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내년도 재정지출 증가율을 당초 계획한 5% 중반서 2% 포인트 정도 올리는 논의가 진행됐다”며 “내년 총지출 증가는 7% 중반대 이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소득양극화와 계층이동 단절 문제를 풀기 위해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20조 이상 추가세수가 더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건전성도 2015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8.6%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112.2%)을 밑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5년간 총지출 증가율 목표는 2018년 7.1%, 2019년 5.7%, 2020년 5.2%, 2021년 5.1% 등이다. 국회는 올해 예산을 전년 대비 7.1% 늘어난 428조8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올해 여당 요구가 관철되면 내년 예산은 471조원까지 치솟는다. 300조에서 400조로 가는데 6년이 걸린 데 비하면 상당히 가파른 속도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침체 국면인 만큼 재정으로 경기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잠재성장력을 높이는 복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한다. 또 복지예산의 경우 시행되면 되돌릴 수 없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상황이 발등에 떨어진 불로 지체할 여력이 없어 당분간은 적극적 재정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다만 정부 세수로 들어오지 않는 복지는 소멸성 지출인만큼, 경기부양에 도움이 되는 성장부문에도 재정을 투입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큰 틀의 장기적인 경제 시계를 마련하지 못한 채 재정투입에 의존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현 정부는 출범 후 일자리 본예산 외에 추가로 투입한 일자리 예산이 17조원에 달하지만, 되레 고용은 환란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재정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의미다. 구정모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경제학회장)는 “시장이 결정할 일에 정부가 개입해 곳곳서 부작용이 터져 세금 돌려막기에 급급, 후세대에 부담이 될까 우려된다”며 “세계 경제리스크와 국내 경제 상황, 재정건전성 등을 볼 때 돈 풀기식 경기부양 남발은 상당히 신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캡처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대문구 신촌의 한 커피숍을 방문해 지역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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