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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중 싱가포르 외교전…9월 종전선언 물밑대화 주목

남·북·미·중 싱가포르 외교전…9월 종전선언 물밑대화 주목

기사승인 2018. 07. 3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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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 ARF 참석차 싱가포르 방문
"종전선언, 기회 닿는대로 추진…남북외교장관회담 성사 바란다"
환한 표정의 강경화 외교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연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출국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남북한과 미국, 중국의 외교장관들이 아세안지역아보포럼(ARF)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집결한다. 9월 뉴욕 유엔(UN) 총회에서의 종전선언 성사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주요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우선 북한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다자회담에서 종전선언·비핵화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31일 오후 ARF를 포함한 아세안 관련 연쇄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로 향했다. 강 장관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두 번째로 참여하는 ARF이지만 작년하고 상황이 굉장히 다르다”며 “참석하는 다른 나라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변화에 대해 궁금해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장관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양자회담 가능성에 대해 “여러 통로로 추진 중이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 다자안보협의체다. ARF 계기 남북 외교장관회담은 2007년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북·미, 남·북·미, 남·북·미·중 등의 다자회담이 열릴지도 관심사다. 북한은 5~6개국과 양자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미국과는 어떤 식으로든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험장을 해체하고 미군 유해를 송환한 것을 감안하면 북·미 모두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가 최근 중국이 참여하는 4자 종전선언 추진을 사실상 공식화한 만큼 남·북·미·중 논의가 이뤄질지에 대해서 강 장관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은 종전선언 체결을 강력하게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전선언 시기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9월 유엔 총회가 불과 한 달 여 남은 만큼 한·미·중과의 사전 논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근 각종 매체를 총동원해 미국에는 종전선언 체결을 요구하고 우리 정부에도 중재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다자회담 없어도 한국이 북·미 중재 가능

다만 미국은 북한에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촉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종전선언 논의가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미 국무부는 30일(현지시간)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3~4일 싱가포르 방문 소식을 알리며 “ARF에서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우리의 공유된 책무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최근 국제사회의 전반적 분위기는 남북, 북·미 대화를 지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북과, 북·미, 남·북·미, 남·북·미·중 회담이 성사될 경우 비핵화·평화 구축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자회담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한국이 북한과 미국의 중재자 역할을 하거나 각국의 물밑 접촉이 이뤄질 경우 종전선언 논의가 가속화 될 수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출국에 앞서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에 대해 “우리의 외교 과제니까 기회가 닿는대로 추진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회의 기간 북·미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에 대해선 “중재 역할이라고 하기보다는 양쪽과 주요 현안에 대해 열심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3일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한·메콩 외교장관회의를 갖고, 4일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다. 이에 앞서 1∼2일에는 회의 주요 참가국과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싱가포르 방문 기간 동안 15개국과 양자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북핵 문제 관련 지난 1년 동안의 진전을 평가하는 이야기가 많을 것 같고 중요한 양자회담을 통해 우리가 추진하는 비핵화,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해 주요 나라와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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