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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 또 연기…볼모잡힌 국민건강

[기자의눈]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 또 연기…볼모잡힌 국민건강

기사승인 2018. 08.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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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사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인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조정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또다시 결론이 미뤄지게 됐다. 이미 지난해 6월 마무리가 됐어야 하지만 대한약사회의 강력한 저지로 1년 이상 지연되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은 해열진통제 5종·감기약 2종·소화제 4종·파스 2종 등 13개 품목이다. 일반의약품 중 가벼운 증상에 주로 사용하고 안정성이 높아 환자 스스로 사용여부를 결정해도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낮다고 보건당국이 판단한 제품이다.

여기에 제사제(위산억제약)와 지사제(설사치료약) 확대가 논의되면서 합의점이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약사회가 품목 확대 반대는 물론 현재 판매 중인 해열진통제 5종 중 ‘타이레놀정 500㎎’까지 제외하자고 나서면서부터다. 약사회는 ‘타이레놀정 500㎎’은 술을 마신 뒤 복용하거나 하루 여덟 알 넘게 먹었을 경우 간 손상 등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을 확대하면 국민들의 약물 오남용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시각은 다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86.8%가 편의점 상비약 품목 확대에 찬성하고 있고, 74.6%가 공휴일·심야 등 약국 이용이 불가능할 때의 필요성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편의점은 현재 4만개가 넘고 동네 곳곳에 위치해 공휴일은 물론 밤 늦은 시간에도 문을 열어 접근성이 좋다. 하지만 약국은 2만개 정도로 편의점 개수의 절반 정도이며 공휴일이나 심야시간에 문을 여는 약국을 찾기도 힘들다.

한밤중 위가 쓰리거나 설사로 고생을 해도 급한 상황에서도 오롯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국민들이다.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약이 아닌 비교적 가벼운 증상에 시급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에 약물 오남용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 약국에서도 약을 구매할 당시 약물 구매 이력이나 부작용에 대한 언급을 들어본 적도 없고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약품이기 때문이다.

집단의 이익을 위해 더 이상 국민 건강을 명분으로 내세우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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