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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파이칩’ 보도에 흔들리는 글로벌 공급망…‘선 긋는’ 중국 제조업체

중국 ‘스파이칩’ 보도에 흔들리는 글로벌 공급망…‘선 긋는’ 중국 제조업체

기사승인 2018. 10. 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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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
사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캡처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무역과 군사를 넘어 ‘기술’ 분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은 정보기술, 우주항공, 바이오의약 등 10대 핵심 산업을 육성코자 하는 중국의 ‘중국제조 2025’를 겨냥, 기술 분야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 오던 터에 ‘스파이칩’ 스캔들을 계기로 압박을 강화할 모양새다.

스파이칩 스캔들은 애플과 아마존 웹서비스의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감시용으로 추정되는 마이크로 칩이 발견되면서 불거진 상태. 이에 따라 보안의 취약성에 대한 IT 업계의 경계가 높아지며 글로벌 부품 공급업체의 주가가 송두리채 흔들리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를 받는 ‘제2의 ZTE’가 되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중국의 전기통신장비 업체인 ZTE를 대(對) 북한-대(對)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7년 간 금지시킨 바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빅 해킹: 중국이 미국 기업을 잠식하기 위해 작은 칩을 사용한 방법’이라는 보도를 통해 애플과 아마존 웹서비스 데이터센터 서버에서 중국 정부의 감시용으로 추정되는 마이크로 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스파이칩은 중국의 컴퓨터 하드웨어 제작사 ‘슈퍼 마이크로’가 만든 서버용 마더보드에 이식돼 있었다. 슈퍼 마이크로는 동영상 처리 업체인 엘리멘털이라는 기업에 서버를 공급했는데, 2015년 엘리멘털은 보안체크 과정에서 기존 설계에 존재하지 않는 좁쌀 크기의 칩을 발견했다. 이에 따른 수사는 3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이 칩은 해당 서버를 넘어 모든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하다는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엘리멘털 서버는 아마존·애플 등 대형 IT 기업들은 물론 미 국방부 데이터센터·중앙정보국(CIA)·해군 등에서도 영상 전송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 보도가 나온 직후 아시아 전역의 글로벌 부품 공급업체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대만의 위스트론(Wistron) 주가는 4% 이상 하락했고, ASE의 주가는 3% 가량 하락했다. 홍콩 증권거래소에서는 이날 중국 기술주의 급락 사태가 발생했다. PC 제조사인 레노보 주가는 15.10% 하락해 5.03 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1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 또한 미국의 제재를 받아 경영난을 겪었던 ZTE의 주가 역시 10.956% 하락한 12.64 홍콩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스파이칩 스캔들은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압박을 받고 있던 글로벌 부품 공급업체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기게 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닛케이는 이미 다수의 업체들이 비상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부연했다. 위스트론은 이달 초 마더보드 생산기지를 필리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고려중에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콴타컴퓨터는 미국과 유럽의 생산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

중국 기업들은 스파이칩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선을 긋고 있다. 앞서 자국 기업인 ZTE가 미국의 제재를 받으며 존폐 위기에 몰렸던 적이 있기 때문. 하지만 최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까지 나서 “중국의 보안기관들이 군사계획을 포함, 미국 기술에 대한 ‘싹쓸이 절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우리는 베이징이 미국의 지식 재산권에 대한 도둑질을 끝낼 때까지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중국의 기술 패권 추구에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이서 사태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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