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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땅꺼짐 아파트’ 중간 안전진단 결과 논란…사고 원인 빠진 채 ‘매우 안전’

[단독] ‘땅꺼짐 아파트’ 중간 안전진단 결과 논란…사고 원인 빠진 채 ‘매우 안전’

기사승인 2018. 10. 2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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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하게 공사 완료하는 것이 가장 안전"
전문가 "안전하다고 진단하기 어려운 상황"
180902 금천 땅꺼짐 현장1
지난 8월31에 발생했던 서울 금천구 ‘땅꺼짐 아파트’ 사고 현장의 모습. /조준혁 기자
서울 금천구 가산동 ‘땅꺼짐 아파트’와 관련, 정밀안전 진단 중간결과 ‘이상 없음’ 결론이 나온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 진단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3일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금천구는 지난 10일 오후 가산동주민센터 2층에 마련된 재해대책본부실에서 구의회, 한국지반공학회,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시공사, 주민대표 등과 함께 ‘정밀안전진단 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총 22명이 참석했으며 약 1시간30분간 진행됐다. 지반공학회와 건축구조기술사회는 각각 제출한 중간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의 진단결과를 발표했다.

지반공학회는 이 자리에서 “종합적인 결론은 향후 입주민 안전에 문제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인분석에 대한 사항은 용역 완료시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축구조기술사회도 “현장조사 90% 이상 완료했고 세대 내부 조사만 남아 있다”며 “특이사항이 없다”고 (중간)결론을 내렸다. 또한 “(해당 아파트 단지) 113동 기준 아파트 기초는 총 1만4560톤을 견딜 수 있는 매우 안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후 피해대책위원회의 질의가 쏟아졌다. 특히 피해대책위 관계자가 단지 내 일부 아파트의 기울어짐 현상 등을 언급하며 “위험해 보인다”며 “공사를 계속 중지하고 있는 것이 안전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질의하기도 했다.

이에 지반공학회 관계자는 “전문가로서의 의견은 지하공사는 신속하게 진행해 완료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건축구조기술사회는 ‘공사로 인한 균열발생은 없는 것인가’라는 질의에 “종합적으로 판단한 의견”이라고 전제한 뒤 “균열 대부분은 공사로 인한 것이 아니라 노후화로 발생된 균열”이라고 말했다.

땅꺼짐 아파트 정밀안전진단 중간경과보고
23일 본지가 단독으로 입수한 서울 금천구 가산동 ‘땅꺼짐 아파트’ 정밀안전진단 용역 보고서. /조준혁 기자
이에 대해 이수곤 서울시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이들 기관의 보고서를 검토한 후 “(건축구조기술사회는 90% 이상 완료했고 지반공학회도 현장조사가 완료됐다고 밝힌 수준의) 정밀안전진단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원인이 나오지 않았을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비록) 중간결과이긴 하지만 정밀안전진단 보고서라면 공사 전, 사고 직전, 사고 직후, 현재 계측값들을 분석해야 현재 안전한 상태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며 “사고 직후, 현재 계측값만 있고 공사 전과 사고 직전의 값은 나와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 값을 비교하지 않았기에 완벽히 안전하다고 진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금천구 관계자는 공사 전과 사고 직전 계측기 값들이 보고서에 없다는 것에 대해 “공사 전 계측기를 설치했던 것에 대해 알고 있으나 그 값과 관련된 내용은 모른다”며 “시공사 측이 갖고 있는 자료들”이라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고 원인이 빠져 있는 것에 대해 “지반공학회에서 알려주지 않았다”며 “최종 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구조기술사회는 “현재 중간보고서”라는 점을 강조하며 “최종보고서에는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구 측의 입장과 같은 답변을 했다.

지반공학회 관계자는 “원인분석이라는 것은 신중히 들어가야 한다”며 “또 다른 원인들이 나올 수도 있으니 지금은 예측도 하면 안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전 계측과 관련된 값은 모두 갖고 있는 게 맞다”며 “이미 구청하고 학회 관계자들에게 다 넘긴 상황”이라고 구 측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금천구와 학회, 시공사의 입장이 다 다른 데 누구 말이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주민들은 하루 하루가 불안하다. 빨리 결론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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