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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이란 경제·금융제재 5일 오후 2시 복원, 한국기업 피해와 대책은

미, 대이란 경제·금융제재 5일 오후 2시 복원, 한국기업 피해와 대책은

기사승인 2018. 11. 0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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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2단계 이란제재, 원유·선박·금융 거래 중지
우리 기업 피해 우려 정부, 예외국 인정 요청
블룸버그 "일본·인도·중국 등 8개국 예외국 인정"
이란 '저항경제' 전략...제재 장기화로 세계 경제 악영향
이란제재
미국 정부가 5일 0시(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2시) 2단계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복원한다. 이번 제재에 따라 이란의 원유·천연가스·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국영석유회사(NIOC)·국영선박회사·이란중앙은행 또는 이란 내 은행과의 거래가 중지된다. 사진은 11월 5일 대이란 제재가 온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모습./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5일 0시(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2시) 2단계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복원한다.

미국은 5월 8일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유예기간 90일 후인 8월 7일 1단계 대이란 제재를 재개했다. 2015년 7월 핵합의 타결에 따라 이듬해 1월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해 이란에 부과한 제재를 완화했었다.

이번 2단계 제재에 따라 이란의 원유·천연가스·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국영석유회사(NIOC)·국영선박회사·이란중앙은행 또는 이란 내 은행과의 거래가 중지된다.

이와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2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공동으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전 세계에 걸친 죽음과 파괴 확산에 투입되는 이란 정권의 수익원을 박탈하려는 것”이라며 “우리의 궁극적 목적은 이란이 영구적으로 무법적 행동과 행위를 버리고 정상적 국가로서 행동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기존 핵합의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할 수 없다며 ‘최대한 압박’을 통해 이란의 역내 군사 개입,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등 12개의 조건이 포함된 새로운 핵합의를 얻어내려고 하고 있다.

이란제재
미국 정부가 5일 0시(미국 동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2시) 2단계 대(對)이란 경제·금융 제재를 복원한다. 사진은 미국 국무부 트위터에 대이란 추가 제재 유예 마감 일자와 12개 해제 조건 가운데 네 번째를 표시한 것./사진=미 국무부 트위터 캡쳐
이번 제재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의 피해도 우려된다. 이에 정부는 이란 원유 제재 복원 조치가 이뤄져도 우리 석유화학업계에 긴요한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의 수입 지속과 한국·이란 결제시스템 유지가 필요하다며 예외국 인정을 요청해왔다.

이란산 원유수입과 연계된 원화결제계좌를 통해 기업들이 대이란 수출 대금을 받는 만큼 이 결제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란산 원유수입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한 행정부 고위관리를 인용해 일본·인도·중국 등 8개국이 예외국 인정을 받을 것이라며 중국의 경우 미국과 아직 구체적 조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예외국 포함 여부는 2차 대이란 제재가 시행되는 5일 폼페이오 장관에 의해 발표된다. 예외국에 포함돼도 면제 기간은 최장 180일에 불과하다. 기간이 만료되면 갱신될 수 있다는 보도도 있지만 정확한 내용은 폼페이오 장관의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 미 경제제재에 맞서는 이란의 ‘저항경제’ 전략과 40년 간 제재 경험으로 내성 강해

이란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자급자족의 경제 순환구조를 구축해 최대한 외부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저항경제’를 강조하면서 미국의 영향력이 비교적 작은 러시아·중국·터키·인도·중앙아시아 등과의 관계 강화에 힘써왔다. 이란의 원유 수출을 금지한 2012년 제재와 달리 유럽이 이번 미국의 제재 복원에 동참하지 않은 것도 호재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경제난 가중은 피할 수 없다. 이미 5월 미국의 핵합의 탈퇴 선언 때 이란 리알화의 가치는 3분의 1로 폭락했고, 물가는 급등세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공식 환율은 핵합의가 이행된 2016년 1월 달러당 3만 리알에서 현재 15만 리알까지 5배로 올랐다.

이란 경제의 만성적 약점인 실업률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제재로 앞으로 몇 달간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정부와 국민·모든 경제 주체가 힘을 합한다면 이런 어려움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신력을 강조했다.

이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복음주의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석방 요구를 거부하다 경제제재가 시작되자 “여러분 베개 밑에 달러나 유로, 또는 금이 있다면 은행에 가서 리라로 바꾸라. 이는 국민적 투쟁”이라며 애국심에 호소한 것을 연상시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라화 폭락과 터키 경제의 타격은 막지 못하고 2개월 후 브런슨 목사를 석방했다.

이란은 터키와 경제구조 및 신정일치의 통치 체제가 다르고, 40년에 걸쳐 미국의 제재에 맞선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내성이 강하다는 분석이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장기화되면서 세계 경제에 새로운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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