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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놓고 백악관 ‘온건’ ‘강경’ 경제참모 간 파열음

미중 무역전쟁 놓고 백악관 ‘온건’ ‘강경’ 경제참모 간 파열음

기사승인 2018. 11. 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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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들기파' 커들로 위원장 "'프리랜서' 나바로 국장, 대통령에 큰 해 끼쳐"
'매파' 나바로 국장 "무보수·미등록 로비스트 월가, 중국 합의하도록 대통령 압박"
트럼프-시진핑 G20 '담판' 앞두고 백악관 노선싸움
Trump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인 CNBC방송에 출연,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에 대해 “나바로는 대통령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를 대변하지 않는다. 그의 언급은 잘못 생각한 것이고(way off base), 그 누구에 의해서도 승인받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해(great disservice)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커들로 위원장이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 AP=연합뉴스
미·중 무역전쟁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보좌하는 백악관 경제 참모진 사이에서 파열음이 나왔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해(great disservice)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하고, 트럼프 행정부를 대표하지 않는 ‘프리랜서’라고 지적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미 경제매체인 CNBC방송에 “나바로는 대통령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를 대변하지 않는다. 그의 언급은 잘못 생각한 것이고(way off base), 그 누구에 의해서도 승인받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나바로는 심하게 말실수를 했다”며 “그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고, 대통령이나 트럼프 행정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과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무역 대화를 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매우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대중 무역협상에서 상대적으로 ‘비둘기파’로, 나바로 국장은 ‘매파’로 분류된다.

CNBC는 커들로 위원장의 언급은 나바로 국장이 미·중 무역협상에 월스트리트(월가)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거부 표시라고 전했다.

나바로 국장은 지난 9일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주최 간담회에서 월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은행가·헤지펀드 매니저가 “무보수로 일하는 미등록 외국인 로비스트”라며 “이런 미등록 외국인 로비스트의 임무는 대통령을 압박해 (중국과) 모종의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바로 국장은 “만약 월스트리트가 이 협상에 관여하고 계속 (중국의) 환심을 산다면 어떠한 합의를 완성하더라도 주위에 악취를 풍길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 합의는 골드만삭스와 월스트리트의 허가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국장은 또 다른 ‘비둘기파’로 불리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겨냥해서도 “협상이 트럼프 대통령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바깥쪽으로 가면 여러분은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불신을 드러냈다.

므누신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의 카운터파트로 미·중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일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간 무역문제를 논의했다.

류 부총리가 갈등 완화를 목적으로 협상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30일 개막, 다음 날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전쟁 완화를 위한 ‘담판’을 벌인다.

커들로 위원장의 나바로 국장에 대한 비판은 이 같은 미·중 무역협상 재개 움직임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백악관 내부에서 중국과의 협상을 놓고 치열한 노선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미·중 양국 정부는 현재 모든 레벨에서 소통하고 있다. 그것은 매우 좋은 것”이라면서 G20 정상회의 계기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날 것이 “현재 꽤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중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 배경 자료를 만들고 있으며, 중국이 어떤 안(thoughts)을 가지고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가 과거 요구해왔던 것에 대해 그들로부터 어떤 대답을 듣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7일 트럼프 행정부가 5월 미국이 바라는 52개 조치의 목록을 중국 측에 제시했고, 이에 중국 측은 자국이 취할 수 있는 잠재적 조치 142개의 목록을 만들었으나 이를 아직 미국 쪽에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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