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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플레이어’ 송승헌 “데뷔 23년만에 연기 재미 즐겼죠”

[인터뷰] ‘플레이어’ 송승헌 “데뷔 23년만에 연기 재미 즐겼죠”

기사승인 2018. 12. 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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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승헌이 데뷔 23년만에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다. 1995년도에 데뷔한 이래 수십편의 대표작을 만들었음에도 늘 연기에 대한 두려움이 따라다녔다. 하지만 '블랙' '플레이어'라는 작품을 만나면서 비로소 연기하는 배우의 삶을 즐기게 됐다. 


최근 종영된 OCN 드라마 '플레이어'는 천재 사기꾼 강하리(송승헌), 자타공인 최고의 해커 임병민(이시언), 천부적 드라이버 차아령(정수정), 타고난 싸움꾼 도진웅(태원석) 등 각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의 통쾌한 복수극을 그렸다. 최고 시청률 6.7%(닐슨코리아·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장르물이지만 매회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송승헌은 '플레이어'에서 수려한 외모와 재치 있는 언변, 타고난 배짱으로 모든 이의 호감을 사는 인물 강하리 역을 맡았다. 검사의 아들로 태어나 0.1%의 수재로 인정받으며 살았지만 아버지의 죽음 후 거짓으로 둘러싸인 다른 인생을 살게 되면서 플레이어들을 모아 아버지의 복수를 대신했다. 그는 또 거침없는 플레이어로 열연하며 카리스마는 물론 평소 보여주지 않았던 '망가짐'도 선보였다. 그의 이런 모습에 시청자들은 '송승헌의 재발견'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그동안 갇혀있던 이미지를 확실히 깰 수 있는 작품이 됐다. 


"감독님하고 인연은 드라마 '여름향기'때부터 이어져 왔어요. '블랙'때도 만났고, 개인적으로는 형동생사이처럼 지내고 있어요. '블랙' 촬영 당시 감독님이 '플레이어'에 대해 이야기를 했죠. 제가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에는 장난도 잘 치는 편인데 그 편안함과 개구쟁이 같은 모습을 강하리를 통해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이죠. 그때 말씀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어요. 플레이어는 경쾌하고 통쾌한 드라마였어요. 무거운 복수극이지만 어렵게 풀어내기보다 밝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플레이어에서 저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그동안 '송승헌'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송승헌/사진=더 좋은 이엔티

송승헌은 전작 '블랙'에 이어 '플레이어'까지 장르물로 대중들을 만났다. 그동안 많은 로맨스물로 사랑을 받아왔지만 연기에 대한 갈증과 재미를 느낀 작품은 두 작품이었다. 


"최근 2~3년 동안 작품에 대한 욕심이 많이 커진 것 같아요. 한 선배가 '요즘 배우들은 너무 작품을 안 한다. 한 작품만 하고서는 고민하더라'고 하더군요. 작품을 하다 보면 잘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있는데 몸을 너무 사린다고 했죠. 작품을 할 때마다 성공하면 좋겠지만 결국 남는 건 작품이기에 (빨리)하고 싶어요."


송승헌은 1995년 한 청바지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데뷔해 MBC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으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고 동시에 '스타'가 됐다. 이후 드라마 '가을동화' '여름향기' '에딘의 동쪽' '닥터진'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쉼 없이 연기에 매진했지만 스스로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크지 않았다. 연기는 일이라고만 생각할 정도로 흥미가 없었다. 현장에 가면 혼나기만 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땐 촬영장은 송승헌에게 지옥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변화를 줘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한 팬의 팬레터 때문이었다.


"연기자가 꿈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데뷔하게 됐죠. 20~30대때는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그냥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연기자라는 직업은 제게는 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오는 캐릭터가 있으면 해보고, 팬들이 좋아해주시면 '그렇구나'라고 느낄 정도였어요. 그런데 어떤 팬이 전해준 팬레터에 '당신 작품으로서 감동을 받았는데,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직업을 가진 자신에게 감사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쓰여 있었어요. 나는 그냥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때부터 작품에 임하는 자세 등 진지하게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송승헌은 영화 '인간중독'의 출연 후 작품 선택 폭이 넓어졌고  '블랙' '플레이어'에 출연하며 연기에 대한 재미를 느꼈다. 


"'블랙'하면서 장르물에 대해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기존에는 주로 멜로, 사랑 연기만 하다보니 진지하고, 한 여자에 대해 목숨 걸고, 정의로운 역할들뿐이었어요. 장르물을 해보니, 누굴 사랑하고 아파하고, 눈물나는 역할은 이제 못할 것 같아요. 어렸을때는 멋지고 정의롭고 악을 처단하는, 바른 생활이미지가 아니었으면 작품을 안했어요. 차츰차츰 변화를 시도하다가 이번 작품을 만난 것 같아요."


늦게 연기의 재미를 안만큼, 송승헌은 앞으로도 쉼 없이 작품을 할 계획이다. 대중들에게 송승헌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는 건 열심히 쌓아놓은 필모그래피가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성공과 실패에 따른 위험은 분명 있겠지만 배우가 작품과 캐릭터를 고민하는 시간을 대중들은 알아주지는 않아요. 그래서 작품이 남는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많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플레이어' 감독님이 농담삼아 '바로 시즌2' 준비해'라고 하셨는데, 다들 동의를 한다면 저도 시즌2에 출연하고 싶어요. 일단 올 겨울에는 쉬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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