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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지방선거, 여당 민진당 대참패 이변

대만 지방선거, 여당 민진당 대참패 이변

기사승인 2018. 11. 2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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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승리, 경제 실정과 급격한 탈중국화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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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 치러질 차기 총통선거를 1년여 앞두고 24일 치러진 중간선거 성격의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대참패’를 당했다. 반면 3년여 전 총통선거의 치욕적 참패로 야당으로 추락한 국민당은 반전의 기회를 잡고 정권 탈환의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밍바오(明報)와 롄허바오(聯合報)를 비롯한 홍콩과 대만 언론의 25일 보도를 종합하면 민진당의 대참패라는 평가는 이번 선거의 결과만 놓고 봐도 아주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국민당이 전체 22개에 이르는 현과 시 수장 자리들 가운데 70% 가까운 15석이나 차지한데 반해 민진당은 고작 6석을 얻는데 그친 것. 민진당의 경우 타이베이(臺北) 시장에 재선된 커원저(柯文哲·59) 후보가 친(親) 민진당 정치인이라는 사실로 애써 ‘셀프 위로’를 하더라도 7석에 불과하다. 4년 전 선거에서 13석을 얻은 것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양당의 처지가 극단적으로 반대가 됐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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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자 즉각 민진당 주석직을 사임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 2020년 초 치러질 총통선거에서 재선 희망이 흔들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제공=중국 반관영 통신사 중국신문(CNS)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 국민투표에서 민진당 색채가 강한 주요 정책들이 상당수 부결된 것 역시 이번 선거가 국민당의 압승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같은 국제 스포츠 대회에 ‘차이니스’를 떼고 ‘대만’으로만 참가하는 사안과 탈원전 문제가 대표적이다. 하나 같이 안정적인 사회 발전을 지향하는 듯한 대만인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처럼 민진당이 전체 지지율이 국민당보다는 높은 집권당임에도 불구하고 참패를 당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계속 헤매는 현실을 꼽을 수 있다. 굳이 다른 지표를 볼 필요도 없다. 지난해 2.84%를 기록한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2.7% 수준으로 예상되는 현실만 봐도 그렇다. 더구나 내년에는 더 떨어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2% 초반에만 턱걸이해도 괜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10%를 훌쩍 넘는 청년실업률 탓에 대만이 구이다오(鬼島·귀신의 섬)로 불리는 사실까지 더하면 민진당이 6석이나마 건진 것은 다행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급진적인 대륙 정책에 대한 대만인들의 불안감 역시 거론해야 한다. 홍콩을 비롯한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대만인들은 대체로 중국과의 통일을 갈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고 급진적인 ‘대만 통일’을 부르짖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한마디로 현상 유지를 원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집권 민진당의 중간 지점에 있는 듯한 국민당이 선택을 받은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개입한 중국의 압박, 친(親) 민진당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 외면 등도 민진당 참패의 이유로 꼽힌다. 차이잉원 총통의 인기가 이전 같지 않은 현실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 선거 결과가 발표된 직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즉각 민진당 주석직에서 물러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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