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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 함께 얼어붙은 글로벌 공급망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 함께 얼어붙은 글로벌 공급망

기사승인 2018. 12. 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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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체포는 미국의 ‘중국제조 2025’ 싹 자르기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T)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도 함께 얼어붙고 있다. 화웨이가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디스플레이 패널·카메라 렌즈 등의 부품 공급 업계와 서버 분야 반도체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화웨이 창업자의 딸인 멍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정부의 요구로 캐나다에 체포됐다. 혐의는 화웨이가 2009~2014년 실질적 자회사인 홍콩기업 스카이콤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면서 미국의 이란 제재를 피하기 위해 결제에 관여한 복수의 미국 금융기관에 허위 설명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스카이콤과 관계가 없다고 한 것.

오래도록 이어지던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 무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IT 분야의 글로벌 공급망은 재차 두려움에 사로 잡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중국과의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는 트윗을 올리며 논란을 잠재우고자 했지만 시장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화웨이의 규모와 영향력을 새삼 입증한 셈이기도 하다.

실제 화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통신장비 공급업체이자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화웨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6036억 위안(약 98조3868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Alphabet)과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맞먹는 수준이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 화웨이는 전세계에 18만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연구개발(R&D)에 매년 150억 달러(약 16조8375억원)를 지출한다.

또 화웨이는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될 AI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세계 서버 출하량 상위 5대 업체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스위스의 금융기업 UBS의 기술 애널리스트인 조나 청은 화웨이가 중국에서 가장 큰 기업임을 강조하면서 “화웨이를 공격하는 것은 중국의 뿌리를 공격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4월 중국의 거대 정보통신기술(IT) 기업인 ZTE를 재제했던 것처럼 화웨이에 제재를 가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이 전례없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화웨이는 지난해 반도체 구매에 150억 달러를 사용, 애플 등과 함께 세계 최대 반도체 구매자 반열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리서치의 마크 리는 화웨이가 통신장비 시장의 27%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부품 구매자이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4%에 달하는 IT 공룡인 점을 강조하면서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경우 심각한 공급망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웨이는 현재 일본 재팬디스플레이·한국 LG디스플레이·중국 BOE 테크놀로지그룹으로부터 매년 2억개 이상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매하고 있으며, 대만의 라간 정밀·중국 서니옵티컬로부터는 수 십억개의 카메라 렌즈를 구매하고 있다. 또한 화웨이는 대만의 반도체 회사 TSMC 매출의 10%를 차지할 뿐 아니라 미국의 퀄컴·인텔·스카이웍스 등 33개의 기업을 부품 공급 업체로 두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의 스테판 테랄은 화웨이의 부품 공급 체인이 이미 긴장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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