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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통신 4사도 “화웨이 제품 배제”…“중일 관계 후퇴 가능성”

일본 통신 4사도 “화웨이 제품 배제”…“중일 관계 후퇴 가능성”

기사승인 2018. 12. 1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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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wan Huawei <YONHAP NO-2406> (AP)
사진=/A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정부기관에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사용을 사실상 금지했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에 이어 일본까지 ‘화웨이 아웃(OUT)’에 동참한 것. 이 같은 일본의 행보에 중국은 ‘중일관계’까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화웨이 사태로 인한 미·중 갈등이 미국의 동맹국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1일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중국산 통신장비의 사용을 배제하라고 촉구하면서 일본의 이통통신사들도 잇따라 중국산 장비 사용을 배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10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정부 부처의 정보보안 책임자들이 회의를 갖고, 정부기관 통신장비 구매에서 화웨이 등 중국산 제품을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안보상의 우려가 이유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같은 날 이동통신사들도 잇따라 5G 설비에서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의 주요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KDDI(au)·소프트뱅크, 그리고 내년 10월 이동통신 사업을 개시하는 라쿠텐은 5G 설비에서 화웨이·ZTE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의 장비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상장을 앞둔 소프트뱅크는 당장 5G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소프트뱅크는 화웨이와 2016년부터 자율주행 분야에서 차량 위치정보와 신호 등 교통 인프라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시스템을 개발해왔다. 이 통신 시스템은 5G 활용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또한 소프트뱅크는 4세대 이통통신(4G)에서 이미 화웨이·ZTE의 통신장비를 채택하고 있는 상태. 소프트뱅크가 월 5980엔(약 6만원)에 50GB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제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도 중국 통신장비 덕분인데, 이제는 투자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

일본 정보통신기술(IT) 컨설팅 기업 MCA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가 채택한 화웨이 통신장비 중심의 기지국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소프트뱅크가 지난해 도입한 통신장비 가운데 화웨이 제품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MCA의 아마노 히로노리 대표는 “4G에서 중국제 통신장비를 집중 도입한 소프트뱅크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정부는 국방수권법(NDAA)에 따라 정부기관 및 정부 거래기업에 2020년 9월 이후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의 제품과 이들 업체의 부품이 포함된 제품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를 사용하는 기업과는 거래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의 방침인데, 사업 확대 계획을 세우고 있는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에게 있어 이는 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1일 사평(社評)을 통해 이 같은 일본의 행보를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일본 정부는 지난 10일 사실상 화웨이 통신장비 퇴출을 선언했다”면서 “이 같은 처사는 일본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일본의 안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최근 중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화웨이와 ZTE를 대하는 것은 일본에 대한 ‘언행불일치’ 이미지만 강화할 뿐”이라며 “중일관계 개선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일본 정부와 주요 이동통신사들의 화웨이 배제 움직임이 중국과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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