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숨은 부자나라’ 브루나이, 디지털 간편결제 대국 꿈꾼다

디지털 전환 7개년 로드맵 발표
모바일 중심 플랫폼 구축 추진
규제 개선·소비자 보호 잰걸음

사진은 라마단 기간인 지난 6월 12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 현지 시장 풍경. 국민의 80%가 무슬림인 브루나이는 돈 많은 산유국이자 최고의 복지국가로 알려져 있다. /사진=신화통신,연합뉴스

아시아의 숨은 ‘부자 나라’ 부르나이가 2025년까지 디지털 결제 대표 국가가 되겠다고 나섰다. 석유 부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결제산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꾀하기로 한 것. 이는 경제의 역동성과 다양화를 위해 추진중인 금융 혁신 프로젝트와 맞물려 금융시장 전반에 시너지(상승효과)를 낼 전망이다.

신화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브루나이 중앙은행(AMBD)은 지난 21일 모바일과 인터넷을 활용한 간편 결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디지털 결제 로드맵 2019-2025’를 발표했다. 이는 전통적인 결제 방식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디지털 시스템 결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규제와 혁신의 균형, 개방형 디지털 결제, 대중 인식 개선 및 교육 등 세 가지가 핵심이다.

먼저 디지털 결제 환경에서 산업 전반 시장 참여자들의 경쟁을 장려하면서도 동시에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쪽으로 기존 결제 규정을 수정할 방침이다. 또 시장 참여자 간 연계성을 촉진하기 위해 디지털 결제 솔루션을 더 많이 채택하기로 했다. 혁신 기술은 디지털 결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시장 참여자들이 디지털 결제를 일반 결제보다 더 안전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AMBD는 설명했다.

디지털 결제에 대한 신뢰를 위해 대중 인식을 제고하는 교육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AMBD는 이를 통해 금융기술 발전과 새로운 금융상품 및 서비스 출현이라는 부가적 수익은 물론 고용창출 효과도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루나이는 디지털 결제를 위한 인프라를 이미 갖춘 상태다.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인터넷 및 스마트폰 보급률과 광대역 이동통신 이용률이 높다. 지난해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이용률은 전년 대비 135% 상승했다. 인터넷 뱅킹도 동기간 135% 늘었다.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디지털을 통한 은행거래 규모는 2017년 한 해 585억달러(658조7100억원)에 달한다. 신용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세계은행이 지난 10월 발표한 ‘기업환경평가 2019’(Doing Business 2019)를 보면 브루나이 중앙은행의 신용평가제도는 만점을 받았다. 190개국 중 뉴질랜드와 공동 1위다.

브루나이는 풍부한 천연자원·석유 덕분에 부호(富豪)가 많은 아시아의 숨은 부국이다. 브루나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아시아에서 마카오 특별행정구·싱가포르·홍콩·일본에 이어 5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부르나이의 올해 1인당 GDP를 전년도 2만2820달러(약 2570만원)보다 높은 3만3820달러(약 3808만원)로 예측했다. 이는 선진국 1인당 GDP 올해 전망치인 4만7980달러(약 5400만원)와 1만 달러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동기간 전세계 1인당 GDP는 1만1370달러(약 1280만원)다.

고소득 국가인 브루나이가 국가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함에 따라 세계 디지털 경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AMBD는 “결제 디지털화는 금융 및 결제와 관련된 모든 업계 당사자들이 디지털 경제에 익숙해지도록 이끌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음 세대 요구에 부응하는 도전들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