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가 달라졌어요, 철든 ‘천재’의 부활 몸부림

기사승인 2019. 03. 0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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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회 캐디백 KPGA
허인회가 올해 국내 투어에 전념하며 부활을 예고했다. 허인회가 캐디백을 직접 메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사진=KPGA
허인회(32)는 톡톡 튀는 경력의 소유자다. 한일 첫 동시 장타왕이라는 타이틀에다 군인 신분으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혼자 캐디백을 메고 경기에 나가 홀인원을 해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잊을 만하면 허인회라는 이름이 등장해 골프계에 볼거리를 제공해왔다. 젊은 시절 그에게는 ‘풍운아’, ‘게으른 천재’라는 수식어들이 따라다녔는데 스스로는 이슈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는 뜻의 ‘이슈메이커’를 제일 선호한다고 웃는다. 허인회는 “팬들에게 허인회라는 골프 선수의 이름과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것 같다”면서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이슈메이커’라는 별명답게 올해도 많은 이슈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허인회의 전성기는 5년 전이다. 2014년 일본 투어 도신 골프 토너먼트에서 28언더파 260타를 적어내 최저타수 신기록을 만들어냈고 여세를 몰아 그 해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장타왕에 오르는 최초의 선수로 등록됐다.

2016년 9월 군 전역 후 지난해까지 KPGA 코리안 투어와 일본 투어를 병행하던 그는 이번 시즌에는 국내 활동에만 전념한다. 이유는 한 곳에만 집중하면서 예전 허인회다운 다이내믹한 모습을 되찾기 위함이다. “올 시즌 KPGA 코리안 투어의 모든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라는 허인회는 “군대를 다녀온 뒤부터 지난해까지 투어 생활을 돌이켜보면 공격적이고 자신감 넘치던 내가 사라졌다. 기술적이나 심리적인 측면에서 불안정한 상황이 많았던 것이 원인“이라고 돌아봤다. 이어 ”경기 운영 능력도 부족했다. 드라이버 샷이 잘 안되니까 플레이의 흐름을 잃거나 스윙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아이언 샷 등 전체적으로 샷의 정확도와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 이 점을 보완한다면 지난 시즌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다. 원래의 내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인회 전지훈련 KPGA
허인회의 태국 전지훈련 모습. 사진=KPGA
부진의 원인을 파악한 허인회는 보완을 위해 태국에서 전지훈련에 매진했다. 투어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고 할 자부할 정도다. 시즌 목표는 뚜렷하다. 3승과 장타왕 타이틀 탈환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허인회의 마지막 우승은 2015년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이고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 296.786야드로 2014년 KPGA 장타왕에 오른 뒤 ‘장타=허인회’라는 이미지도 많이 퇴색한 상태다. 이에 대해 허인회는 “안일하게 대처할 때가 많았다. 자만하기도 했다”면서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단단하고 세밀하게 다듬어 다가오는 시즌을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는 또 하나의 커다란 동기부여가 있다. 최근 허인회는 친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접하고 잠시 귀국했다. 친할머니와 유난히 각별했던 사이였다. 아내가 “남편이 그렇게 많이 우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할 만큼 어떤 위로도 슬픔을 달래지 못했다. 허인회는 “손주들 중 유독 내게 넘치는 사랑을 주셨던 분”이라면서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꾸중을 들으면 모두 할머니께 말씀드렸다. 할머니는 언제나 내 편이었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추억이 정말 많다. 마냥 슬퍼할 수만은 없다. 골프를 잘해야 하늘에 계신 할머니께서도 만족하실 것이다. 그것이 할머니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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