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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후변화의 주범 이산화탄소, 미래 자원으로 가능성은?

[칼럼] 기후변화의 주범 이산화탄소, 미래 자원으로 가능성은?

기사승인 2019. 03.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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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윤정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21세기 인류 최대의 위협으로 손꼽히는 기후변화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폭염과 한파 등 기상이변이 급증하고, 태풍과 해일 등 자연재해도 증가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의 영향에서 자유로울까? 전세계 12위(2016년 기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책임도 있으나 피해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실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2100년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국내 경제적 손실이 약 280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동안 주요국들의 CO2 감축노력에도 불구하고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믹스, 개도국 경제성장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 CO2 배출량은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배출 증가속도가 둔화되고는 있으나, 지난 20여년간 OECD 중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인 국가 중 하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CO2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이를 자원화하여 제품을 만드는 혁신적 접근인 ‘탄소자원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배출된 CO2를 포집해 화학·생물학적 변환 과정을 거쳐 화학·플라스틱 제품의 원료 및 바이오 연료 등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미국·EU·중국 등 주요국들은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 대안이자 저탄소·친환경 시대로 가는 가교기술로서 탄소자원화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오고 있다. 특히 미국은 탄소자원화 기술을 국가 전략기술로 채택, 자국 CO2 감축뿐 아니라 기술 선점을 통한 신시장 확보를 위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탄소자원화 기술을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감축수단이자 10대 기후기술의 하나로 포함하고, 적극적인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산업계의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의 경우 탄소자원화 기술 적용은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새로운 생산공정기술의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이자,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다량의 CO2 공급원이 될 수 있는 화력발전과 철강산업, 탄소를 연·원료로 사용하는 석유화학과 시멘트 산업 등에서 적용 방안이 활발하게 모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탄소자원화 기술이 상용화되고 사업성을 확보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 현재는 기초연구 및 실증 단계로 생산비용 저감, 전환 공정의 효율성 개선, 시장 형성 등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주요 기관들은 적극적인 정책·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만 탄소자원화 기술 개발 및 사업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

탄소자원화 기술은 CO2를 폐기물과 같이 처리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가진 자원으로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접근과 크게 차별화된다. 이를 통해 단순히 CO2를 감축하는 효과 이외에도 기존 제품의 대체에 따라 자원을 절감하고, 제품 판매에 따른 부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다양한 융합기술 파급효과를 통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탄소자원화에 따른 환경적, 사회·경제적 가치는 ‘순환경제로의 전환’ ‘저탄소·친환경 성장 패러다임’ 속에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역할은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가능성과 미래 활용가치를 현실화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다. 정책 의존도가 높은 기술 특성상 초기 연구개발(R&D) 및 실증사업 추진뿐 아니라 자생력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까지 국가가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는 단기적 사업성 보다는 환경·사회적 편익에 초점을 맞추어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민간의 참여와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제도적 체계 조성 노력이 필요하다.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남을 것인지, 미래의 자원으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인지, 그 가능성에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있다. 탄소자원화 기술혁신의 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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