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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한미 무역수지 급감에도 마냥 좋은 정부

[취재뒷담화] 한미 무역수지 급감에도 마냥 좋은 정부

최원영 기자 | 기사승인 2019. 03.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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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무역이익’이 3년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미국과의 교역에서 우리 이득이 크지 않다는 것에 대해 당당해 보입니다. 이는 일보 후퇴하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겁니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FTA 발효 7년차를 맞아 양국간 교역 변화를 다룬 교역 동향을 발표했습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양국간 교역액은 131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입니다. 하지만 이는 수출이 6.0% 는 것보다 수입이 16.2% 급증한 영향이 큽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발생한 무역수지 흑자는 도널드 트럼프 집권 이전인 2015년 258억달러에서 지난해 138억달러로 3년만에 반토막 났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교역 동향이 진짜 말하고 싶은 건 ‘미국으로부터 내고 있는 이익이 줄고 있다’는 얘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트럼프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발단은 갈수록 늘어가는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는 건데요.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근 10년래 최대 무역수지 적자를 냈습니다. 그리고 적자의 절반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했습니다. 반대로 중국은 지난해 전체 3517억달러의 무역흑자 중 무려 92%에 달하는 3233억달러를 미국과의 교역에서 얻었습니다.

트럼프는 이런 무역 불균형을 ‘반칙’이라고 표현하며 관세를 높이는 방법으로 제어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인 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무역확장법 232조’입니다. 외국산 제품의 수입이 자국 산업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전세계를 상대로 해당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 물릴 수 있도록 한 법입니다. 이 법을 적용받는 제품은 사실상 미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힌다고 보면 됩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가 기를 쓰고 미국과 교역에서 이윤을 안 남기려고 애쓰는 이유입니다. 당장 자동차산업 명운이 걸려 있는 자동차 무역확장법 232조 대상에서 면제돼야 하기 때문에 양국간 무역불균형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한미 FTA 개정협상 때 갈수록 미국의 이익이 늘고 있다며 협정의 당위성을 대해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흑자가 줄고 있는 건 미국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고 있어서입니다. 탈원전·탈석탄의 길로 들어선 이후 LNG발전이 늘었고, LPG차량을 일반인이 살 수 있도록 규제까지 풀어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보입니다. 또 미국의 이란 제재, 노딜 브렉시트 등 많은 글로벌 변수에 우리 기업들의 원유 수입선도 미국으로 차츰 고개를 돌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무기 말고도 셰일 오일·가스를 팔고 싶어하기 때문에 세계 2위 LNG 수입국인 한국으로선 미국에 줄 수 있는 최대 선물일 수도 있습니다.

정부는 어쩌면 상호 호혜를 넘어 미국에 더 득이 되는 교역을 하고 싶을 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무역확장법 등 관세 폭탄을 피하는 수준을 넘어서, 남북 경협과 한반도 평화까지 이어지는 국가 숙원에 대한 키가 미국의 손에 쥐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과의 교역에서 무역수지 흑자폭이 더 크게 줄더라도, 개선할 필요성도 책임감도 느끼지 못하는 외교적이고 정치적인 한·미간 교역 동향 발표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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