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비핵화 논의 위해 러시아행…“한국은 중요한 플레이어”

우리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오전 러시아와 유럽연합(EU)를 방문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리측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러시아와 유럽 방문길에 올랐다. 하노이 2차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중재외교 일환이다.

이 본부장은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러시아로 출국했다. 모스크바를 경유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 이고르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과 한·러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최근에 러시아가 북한과 고위급 접촉이 많았다”며 “이번 (한·러) 협의가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본부장은 “지금은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관련국들과 협의를 긴밀히 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마르굴로프 차관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협력해 나갈 것인지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르굴로프 차관은 지난 14일 모스크바에서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동했다. 러시아 상원 대표단도 16~21일 일정으로 방북했다. 이 본부장의 이번 방러로 러시아를 통한 남북 간 간접적인 소통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한·러 양측은 이번 협의에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이 본부장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정부는 중재자가 아니라 플레이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한국 정부는) 플레이어지만 매우 중요한 플레이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러시아 일정을 마친 뒤 오는 20~21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본부를 찾는다. 28개국 EU국가 대사들로 구성된 정치안보위원회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연설을 하고 헬가 슈미트 EU 대외관계청 사무총장과 면담한다.

이 본부장은 지난 5~7일 미국을 찾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15일에는 방한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이 본부장은 “이번 방문을 끝내고 중국과 일본도 찾아볼 예정이고 미국과도 계속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