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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포커스]1982년의 신한, ‘고객 먼저의 시대’로 외친 진옥동 신한은행장

[투데이포커스]1982년의 신한, ‘고객 먼저의 시대’로 외친 진옥동 신한은행장

기사승인 2019. 03. 2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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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서 신한은행의 전통 강조
[포토]발언하는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한은행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 아시아투데이
“신한의 조직문화는 ‘고객 퍼스트’다. 은행 문턱이 높았던 1982년, 고객에게 친절하게 인사하고, 직접 은행원이 뛰었다. 그래서 신한은 성공했다.”

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이 점포 3개로 시작했던 1982년의 신한은행으로 돌아가려 한다. 진 행장이 그리는 30년전은, 은행원이 고객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 직접 동전을 들고 고객을 찾아다니며 동전을 바꿔주던 ‘고객 먼저의 시대’다.

진 행장은 26일 공식 취임식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진 행장이 신임 행장으로 추천된 가장 큰 이유는 신한의 문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진 행장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추구하는 ‘원신한(One Shinhan)’을 그룹내에서 함께 주도하고 있다.

그는 1986년 신한은행에 입행, 약 30여년간 ‘신한맨’으로 근무했고 이 중 절반은 일본에서 지냈다. 신한의 초창기 멤버이자 ‘일본통’으로서 내부는 물론 주주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진 행장은 “조직문화는 조직이 추구하는 부분이 직원들에게 채화돼 있고, 그 직원들이 채화된 조직 방향성을 어떻게 고객들에게 행동하는가라는 것”이라며 “신한의 조직문화는 ‘고객 중심’ ‘고객 퍼스트’를 철저하기 구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장 취임 전까지 내정자 신분으로써 진 행장은 약 3개월간의 시간을 보냈다. 이 기간 동안 진 행장은 조 회장과 전임인 위성호 행장으로부터 ‘조직 안정’과 ‘디지털’과 관련한 조언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진 행장은 ‘일본통’인 만큼, 글로벌 전략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관점을 드러냈다. 진 행장은 은행들이 더 이상 몇 개국 몇 개점포를 갖고 있는지 자랑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가지 트랙을 펼쳐야 한다고 봤다. 먼저 기축통화지역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한국은 통화안정성이 약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에 따라서 국내서 번 이익을 외국에 바쳐야 할 수도 있다”며 과거 SBJ은행에 몸 담았던 시절, IMF로 자금 부족에 시달리던 신한은행에 자금을 융통해주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한국이 위기일때 신흥국이 아닌 그 반대의 지역으로 전략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유동성 자산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두번째 트랙은 신흥국이다. 그는 “가능성 있는 신흥국에도 집중해야 한다”며 “베트남에서도 한국계 은행끼리 유의미한 성장보다는 베트남 로컬 뱅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은행의 채용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은행이 디지털 기업으로 가기 위해선, 인력 채용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진 행장은 “과거에는 상경계 인력을 뽑아서 IT인력으로 배치했다면, 앞으로는 IT인력을 뽑아 은행 영업사원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자영업자와 대학 졸업생을 위한 포용적 금융 방안은 이미 실현 중에 있다. 진 행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힘들어하는 자영업자를 위해, 고용을 그대로 유지하는 조건으로 여신금리를 0.2% 포인트 인하해주고 있다”며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들이 학교 졸업후 연체 신용불량자가 되고 있어, 작년 10월부터 이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통으로써 국내 영업 경험이 부족하다는 업계 우려가 제기된다. 또 지난해 12월 갑작스런 행장 교체에 따른 내부 불협화음을 해소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진 행장에게 주문한 ‘조직 안정’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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