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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멘텀 사라진 증권가…지난해 명예퇴직금 전년比 40% ‘껑충’

모멘텀 사라진 증권가…지난해 명예퇴직금 전년比 40% ‘껑충’

기사승인 2019. 03.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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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147억원 최다, 신한 뒤이어
미래에셋 올초 290명 희망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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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증권업계의 명예퇴직금이 2017년에 비해 40% 가까이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검은 10월’로 불린 하반기 증시 침체의 영향이 증권업계의 인력 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에 이어, 올 초에는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도 동참하며 증권가의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업계의 전체 명예퇴직금은 373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269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명예퇴직금 지급 규모가 38.4%나 급증했다. 증권업계의 명예퇴직금은 지난 2014년 3331억원에 달했다가 2015년 857억원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2016년 들어 1077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2017년 들어 다시 269억원으로 줄어들며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희망퇴직이 확대되면서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업체별로는 KB증권이 147억원으로 가장 많은 명예퇴직금을 지급했다. KB증권은 지난해 말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1975년생 이상의 고연령·고연차 위주로 6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이들에게 27~31개월치 월급여와 별도의 생활지원금·전직지원금 등을 지급하며 ‘제2의 인생’ 지원에 나섰다.

KB증권에 이어 신한금융투자가 83억원의 명예퇴직금 규모로 뒤를 이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지난해 말 근속 10년이 넘는 45세 이상 직원 및 근속 15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24개월치 급여와 2000만~3000만원의 생활지원금을 지급한 희망퇴직에 3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24억원), 메리츠종금증권(11억원), 대신증권(11억원), NH투자증권(8억원), 삼성증권(4억원) 등이 지난해 명예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의 희망퇴직 확대 분위기는 올 들어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로도 이어졌다. 지난 1월 합병 이후 첫 희망퇴직에 나선 미래에셋대우는 총 290여명이 희망퇴직서에 사인해, 올해 첫 대규모 희망퇴직 스타트를 끊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대 24개월치 급여와 5년의 학자금(혹은 3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희망자에 한해 주식상담역과 WM전문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도 열어뒀다.

증권업계가 희망퇴직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실적 저하 우려가 주요하게 꼽힌다. 지난해 국내 증권업계의 전체 순이익은 4조121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 증가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문제는 하반기 들어서면서다. 미·중 간 무역분쟁, 기업 실적부진 등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는 극심한 침체기로 돌아섰다. 몇몇 업체의 경우 4분기 순익이 적자로 전환하는 쓴맛을 보기까지 했다. 실제로 업계 순익이 1조5000억원대로 쪼그라들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지난 2014년, 증권업계의 전체 명예퇴직금은 3331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다만 증권업의 특성상 희망퇴직을 곧 인위적인 ‘구조조정’으로 단정짓기에는 무리라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희망퇴직에 나선 증권사 대부분이 노조 등 직원들의 니즈를 반영해 희망퇴직을 시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명예퇴직이라 하면 권고 등 강제성을 띠지만, 최근 증권업계의 경우 대부분 직원 개인의 요구에 의해 희망퇴직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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