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세 황제 타이거 우즈를 다시 일으켜 세운 ‘가족의 힘’

기사승인 2019. 04. 1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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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ters Golf <YONHAP NO-2028> (AP)
타이거 우즈(오른쪽)가 15일(한국시간) 마스터스 우승 뒤 가족들을 찾아 한명씩 포옹하고 있다. 어머니인 쿨티다는 옆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는 자식들과 이런 약속을 하며 다시 일어서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2008년 US 오픈 이후 무려 11년 만에 메이저 대회 챔피언으로 돌아올 수 있던 데는 가족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우즈는 평소 우스갯소리로 “우리 아이들은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는 말을 주위에 하고 다녔다.

전성기 시절 압도적인 기량과 차분한 성품, 남모르게 좋은 일에 앞장서는 기부 천사라는 이미지까지 우즈는 모든 걸 갖춘 요즘 표현으로 ‘완벽남’ 또는 ‘완소남(완전소중한남자)’이었다. 최경주는 “우즈가 오랫동안 정상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남을 도우면서 얻는 에너지 덕분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완벽남은 2009년 11월 불륜 성추문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멘탈만 무너진 것이 아니다. 악몽 같은 허리 부상이 겹쳐 무려 6차례나 대수술을 감행해야 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다친 우즈는 리셋을 하는 데 약 10년의 시간을 허비했다. 웬만한 사람이면 다시 일어설 엄두도 못 낼 고난의 행군과 같았다.

그 사이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은 아버지의 위대함을 직접 보지 못했다. 우즈에게는 슬하에 딸 샘 알렉시스(12)와 아들 찰리 악셀(10)을 두고 있다. 전처인 스웨덴 모델 출신 엘린 노르데그렌 사이에서 난 자식들이다. 전성기 시절 밥 먹듯이 우승하고 포효하던 아빠의 모습이 이들에게는 옛날 영화 속 장면처럼 생소하기만 하다.

14년 만에 마스터스 우승을 확정한 뒤 우즈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어머니 쿨티다 우즈(74)와 함께 있는 아들·딸에게 걸어가 감격의 포옹을 나누는 일이었다. 우즈는 어머니를 말없이 한참 동안 껴안았다. 어머니 쿨티다는 우즈를 낳고 다시는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의사의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들었던 분이다. 그 아이가 이렇게 훌륭하게 재기했다는 데 무한한 감격을 느낀 듯 눈물을 훔쳤다.

우즈는 마침내 소원을 풀었다. 그 자체로 동기부여인 자식들에게 ‘~였다’가 아닌 진행형이고 싶었다. 10대로 성장한 자녀 앞에서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를 똑똑히 보여준 것이다. 우즈는 “나는 다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며 “학교에 바래다주고 같이 연습을 하고 아이들의 경기를 보러 간다. 이런 모든 것들은 오랫동안 할 수 없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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