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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조 파업권 확보…올해 실적 회복 ‘먹구름’

한국지엠 노조 파업권 확보…올해 실적 회복 ‘먹구름’

기사승인 2019. 04. 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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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협상 체결된 한국GM 군산공장<YONHAP NO-3160>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한국지엠과 군산공장 매각 협상을 체결한 지난달 29일 오전 군산공장 정문에 대형 간판이 서 있다./사진 = 연합
한국지엠이 지난해 말 법인 분리 이후 4개월 만에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올해 초 신설된 연구·개발(R&D)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이하 GMTCK)’의 단체협약 승계 문제를 놓고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해서다. 만약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 들 경우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는 물론 최근 회복세를 탄 실적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GMTCK 소속 조합원 2067명을 대상으로 파업 진행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이 중 82.6%가 파업에 찬성,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지난 15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열흘에 걸친 한국지엠지부와 GMTCK 간 2차 조정 회의를 종료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GMTCK는 지난해 12월 한국지엠과 GM(제너럴모터스), 산업은행의 협의로 한국지엠에서 분리된 신설 법인이다. 한국지엠의 차량 연구·개발과 디자인을 담당하며, 이 과정에서 한국지엠 소속 직원 3000여명이 GMTCK로 옮겨갔다. 현재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는 부분은 GMTCK로 옮겨간 기존 한국지엠 소속 직원들의 단체협약 승계 문제다.

앞서 한국지엠 노사는 GMTCK의 단체협약 승계를 두고 최근까지 9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법인 분리 이전 단체교섭에서 나온 기존 단체협약 133개 조항 중 70여개 조항에 대한 삭제 또는 수정을 요구하고 있고, 노조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차등 성과급 도입 △징계 범위 확대 △정리해고 일방통보 △노조 활동에 대한 사전 계획서 제출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노조는 차등 성과급이 노동자 간 경쟁을 유발하고 노동 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제한적이었던 징계 범위에 광범위한 기준이 적용되면 노조 활동을 축소시킬 수 있으며, GMTCK 조합원의 근로조건의 경우 그대로 승계된다던 과거 사측의 입장과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연구·개발이라는 GMTCK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단체협약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기존 단협에 일괄로 지급하게 돼 있는 성과급도 실적에 맞춰 지급하는 것이 GM의 기준에 더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단체협약 개정은 신설 법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노조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지엠 판매 회복세에 다시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한국지엠의 연간 판매량(내수·수출 포함)은 2015년 63만532대를 기록한 이후 최근 3년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해 1~3월 판매량의 경우 13만71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하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노조 리스크로 실적 회복의 불씨가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에 이어 한국지엠까지 파업에 돌입할 경우 협력사를 포함한 업계 전반의 경영난이 우려된다”며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로 감소한 판매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인 GM의 불신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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