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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어린이박물관 특별 기획전 ‘백 년 전 어린이를 만나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 특별 기획전 ‘백 년 전 어린이를 만나다’

기사승인 2019. 04. 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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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3일부터 8월 18일까지 개최
경기도어린이박물관 특별전_포스터
경기도어린이박물관(관장 양원모)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오는 5월 3일부터 8월 18일까지 100년 전 어린이들의 삶을 헤아려볼 수 있는 특별 기획전 ‘백 년 전 어린이를 만나다’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일제강점기에 출판된 아동문예 잡지 ‘어린이’를 소개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제목은 ‘백
백 년 전 ‘어린이’ 속으로 들어가다펼쳐진 책 모양의 전시장 입구로 들어간다. 펼쳐진 면은 ‘어린이’ 잡지의 목차이다. 책 속으로 들어가듯 전시장 안에 들어서면 ‘오빠생각’ ‘반달’ 등 세대를 넘나들며 사랑 받는 ‘국민동요’가 흘러나온다.

‘오빠생각’은 오빠를 그리워하며 눈물 흘리던 열두 살 소녀의 동시가 노래로 불린 것이다. 열두 살 소녀의 이름은 최순애, 1925년 ‘어린이’ 잡지에 보낸 동시가 뽑히면서 소녀는 시인이 됐다. 일제강점기에 자유롭지 못한 장애의 몸으로 ‘조선의 봄’을 그리워 한 ‘봄편지’(1925년 ‘어린이’)를 지은 서덕출도 ‘어린이’의 애독자이다.

또 근대 초기의 작곡가로 유명한 윤극영이 작사, 작곡한 ‘반달’은 큰누나를 먼저 떠나보내고 슬퍼하다 만난 구름과 반달, 샛별을 노래한다. 이렇게 익숙한 멜로디로 쉽게 불렀던 노래 뒤에는 일제강점기를 살던 민중의 아픔이 담겨 있다. 그때는 어른들도 부를 노래가 마땅히 없어서 나라 잃은 슬픈 가락을 담은 동요 레코드판이 큰 인기였다. 전시장에는 귀에 익은 멜로디가 흐르고 노래 뒤에 가려져 있던 새로운 이야기가 시와 나란하게 놓여 있다.

동시의 맞은편에는 우리 만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근대의 만화 작품이 전시돼 있다. ‘어린이’ 창간 2주년 기념호(1925년)에 실린 안석주의 ‘씨동이 말타기’ 처럼 짧은 이야기의 컷만화들이다. 이 ‘씨동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만화 캐릭터라고 할 수 있고 인기도 꽤 많았다. ‘씨동이’ ‘신동이’ ‘복남이’ 처럼 친근한 이름으로 불린 캐릭터들 실제 모습과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잡지 코너에는 방정환이 아이디어를 낸 ‘조선13도고적탐승말판’이 소개된다. 이 말판은 윷을 던져 놀면서 자연스럽게 조선의 역사와 지리를 공부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어린이가 글을 쓰는 것을 중요하게 여겨서 독자의 작품을 골라 잡지에 싣고 상을 주었다.

그때 어린이들이 쓴 글을 직접 읽어볼 수 있다. 그림찾기, 미로찾기, 퀴즈, 과학상식 등 오늘날 아동잡지의 구성은 ‘어린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찬찬히 읽다 보면 속으로 감탄하게 된다. 백 년 전에도 잡지가 이런 내용이었다니!

‘어린이’는 옛날이야기나 동화를 소개할 때 꼭지 이름을 ‘자미잇는 이약이’라고 부르고 우리나라 아동문학을 이끈 초기의 동시, 동화 작품을 많이 소개했다. 방정환, 고한승, 마해송, 연성흠, 이태준, 문인암 등이 당시 어린이 문학을 가꿔 주는 좋은 글을 ‘어린이’를 통해 발표했다.

그때 아이들은 이 이야기들을 단숨에 끝까지 읽을 정도로 좋아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동화는 이태준의 ‘몰라쟁이 엄마’ 문인암의 ‘야구빵 장사’ 마해송의 ‘톡기와 원숭이’ 방정환의 ‘칠칠단의 비밀’이다. “참새두 엄마가 잇슬까?” 하고 묻는 근대동화 속의 어린이를 만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생각해보는 전시전시 중간 중간에는 어린이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체험 교구도 함께 전시 된다. 동시 코너에서는 동요 속 숨은 이야기를 살펴보고, 만화 코너에서는 100년 전의 만화의 웃음 코드를 이해해본다. 동화 코너에서는 근대 동화 속의 옛말과 오늘날의 말을 비교해 알아볼 수 있다.

체험과 독서를 위한 휴게공간도 마련돼 있어서 가족 단위의 경기도어린이박물관 관람객들이 새로운 전시 관람을 경험하고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체험은 근대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과 8페이지의 ‘어린이’ 잡지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활동지 등이 준비돼 있다. 또 도서 수십 권이 비치된 휴게공간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전시실 내외부에서는 어린이들의 그림 전시와 특별 전시 연계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대한독립 정신을 그리다 3.1운동 100주년 어린이 미술 공모전’전에서는 어린이들이 3.1운동과 독립정신을 그린 그림들 중 선정된 44점의 작품들을 기획전시실 복도에서 5월 31일까지 전시한다.

특별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옛날 어린이들의 놀이를 함께 즐겨보는 ‘옛날 어린이들처럼 놀아볼까?’ 프로그램과 근대 동화를 당시의 언어로 들어보는 ‘낭독의 시간, 자미잇는 백 년 전 이약이’ 등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문의 031 270 8641)

이번 전시는 경기도어린이박물관과 ㈜더페이퍼의 공동기획으로 진행됐다. ㈜더페이퍼는 지역문화잡지 네트워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도의 사회적 기업으로 2012년부터 골목잡지 ‘사이다’를 무가지로 발행하고 있다. 또 지역 아카이브 활동, 지역문화 콘텐츠 개발과 골목박물관을 운영하며 지역문화 공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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