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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野 “색깔혁명” 호소에 훈센 총리 “혼란 우려” 경고

캄보디아 野 “색깔혁명” 호소에 훈센 총리 “혼란 우려” 경고

기사승인 2019. 05. 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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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야당 지도자 삼랭시, 캄보디아 군부에 정부 전복 호소…훈센 총리 "혼란 우려" 경고
관료들에 대민봉사 지시…민심 잡기 나서며 친중노선 강화 움직임도
China Cambodia <YONHAP NO-5066> (AP)
지난 29일 중국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한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자신의 최대 정적인 삼랭시 전 캄보디아구국당(CNRP) 대표의 ‘색깔혁명’(colour revolution) 주창에 대해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색깔혁명이란 2000년대 구(舊) 소련의 연방국가와 중앙아시아에서 번진 정권교체 운동을 가리키는 것으로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과 같이 특정 색을 상징으로 삼는데서 비롯됐다. 삼랭시에 대한 훈센 총리의 이같은 경고는 야당 탄압이 유럽연합(EU)의 경제적 제제로까지 이어져 자칫 정치적 기반이 흔들릴 수 있는 가운데 민심을 다잡기 위한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프놈펜포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국가 실무그룹에 보낸 서한을 통해 올해 삼랭시가 캄보디아에서 색깔혁명을 일으키려한다고 경고했다. 훈센 총리는 “민주적 원칙에 따라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로 탄생한 합법적 정부를 전복하려고 군과 국민을 선동한다”며 삼랭시의 행동이 캄보디아의 헌법과 법률을 심각하게 위반할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를 예상치 못한 혼란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삼랭시는 훈센 정권에 의해 강제 해산된 캄보디아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의 전 대표. 현재는 훈센 정권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해 캄보디아의 인권·정치 탄압을 알리며 민주화 투쟁을 펼치고 있다. 그는 야당 탄압에 대한 국제적 지원을 촉구하는 한편 캄보디아 군부에 대해 정부를 전복하는 혁명을 일으킬 것을 호소하고 있다.

훈센 총리는 색깔혁명을 막기 위해 풀뿌리 수준에서 국민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훈센 총리는 서한에서 전국의 각급 기관들이 국민의 고충을 신속히 해결하는 것은 물론 공공서비스 개선·지역사회 발전·지방관료와 군인들의 대중 봉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속 뚜 캄보디아왕립학술원 원장은 “이번 훈센 총리의 서한은 최근 삼랭시가 캄보디아 군부에 정부 전복을 호소한데 따른 대응인 셈”이라며 “그가 주장하는 혁명이나 혼란이 일어난다면 평범한 사람들만 희생될 뿐 외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재한 캄보디아인들이 한국 시민단체와 연대해 캄보디아의 민주화를 바라는 촛불 시위를 벌였던 점을 언급하며 태국이나 인근 국가에서 이같은 시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이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동요가 발생할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랭시와 캄보디아구국당 문제는 훈센 총리로서는 큰 정치적·경제적 걸림돌이다. 미국과 EU가 훈센 총리의 야당 탄압과 캄보디아의 민주주의 퇴보를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 미국은 각종 지원사업을 중단하고 있으며, EU 역시 인권 문제를 이유로 그간 캄보디아에 적용했던 ‘EBA 협정’(Everything But Arms)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 무기를 제외한 모든 수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EBA 협정이 철회될 경우 캄보디아 전체 수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의류·신발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돼 캄보디아 경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훈센 총리는 지난 4월 말 열린 중국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 중국으로부터 “EU가 EBA 협정을 철회할 경우 중국이 캄보디아를 지원할 것”이란 약속을 받아냈다. 중국과의 경제적 교류를 강화해 경제 악화를 타개하고 국내외 정치적 입지도 다지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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