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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영남요 국가무형문화재 김정옥 사기장. 공개행사 개최

문경 영남요 국가무형문화재 김정옥 사기장. 공개행사 개최

기사승인 2019. 05. 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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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백년 전통을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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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제105호 사기장 김정옥 공개행사 포스터/제공=문경시
국가무형문화재의 대중화와 보존·전승 활성화를 위해 매년 종목별로 개최되는 공개행사가 오는 25~27일 3일간 경북 문경시 국가무형문화재 제105호 사기장 김정옥(78) 영남요에서 진행된다.

24일 문경시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문화재재단이 함께 지원한다.

문경에서 영남요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 백산 김정옥(白山 金正玉, 78) 사기장은 전통 장작 가마와 발 물레를 고집하는 한국도예의 거장으로, 1996년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우리나라 유일의 사기장이자 조선왕실 도자의 계보를 잇는 대한민국 초대 도예명장(1991년 지정)이다. 김정옥 사기장 가문은 조선 영조시대이래 300여 년에 걸쳐 아들 우남 김경식(사기장 전수조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강사(52.영남요))과 손자 김지훈(25. 영남요) 군에 이르기까지 9대에 걸쳐 조선백자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백산 김정옥 사기장은 1950년대 후반 도예의 길로 들어섰다. 조선왕실 사옹원 분원 사기장이신 조부 비안 김운희(金雲熙, 1860-1929) 사기장과 부친 김교수(金敎壽, 1894-1973)의 가업을 이어받았다.

백산 김정옥 선생은 “우리의 전통도자기에는 자연의 순리가 담겨있고, 우리 선조들이 오랫동안 공들여 개발한 삶의 지혜가 깃들여 있습니다. 300년 전 한 남자에 의해 시작된 도예가의 인생은 그의 아들, 아들의 아들까지 운명처럼 이어져 이렇게 9대를 이어왔습니다. 조선 영조시대이래 현재까지 지속되어 온 도자 가문의 계승자인 저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려주고자 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중대한 일이 있었습니다. 저의 조부께서 선친에게 들려주었고 선친이 저에게 다시 들려주신 조선왕실 사옹원 분원에서의 이야기가 ‘하재일기’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는 겁니다. ‘하재일기’는 조선말기 왕실의 사옹원 분원의 운영을 담당하던 지규식이라는 공인이 20년 동안 쓴 일기입니다. ‘하재일기’에는 조부께서 광주 분원에 차출되어 사기장으로 활동하셨고 문경의 전통적인 가마제작 기법인 망댕이 가마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것을 현재 백산도자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제 딸이 2009년 대학원 재학 중에 발견했습니다. 그 외에도 선친이 들려주신 많은 이야기들이 ‘하재일기’에 등장합니다”고 들려줬다.

지금으로부터 100년보다도 훨씬 이전의 이야기들이 김정옥 사기장의 기억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이야기들이 아버지에서 아들로 다시 그의 아들에게 이어져 전해져 오는 동안 그들은 함께 물레를 돌리고 장작 가마에 불을 지피며 고되고 외로운 시간, 서로를 의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정옥 명장은 선친 김교수 사기장으로부터 혹독한 도예수련을 받으며 1960년대 정호다완 재현의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백산 가문의 가마를 지켜내어 후대에 민속자료로 지정되는 토대를 마련하는 업적을 남겼다.

이번에 개최되는 제 11회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공개행사에서는 매년 전통도자의 제작기법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방식의 형식적인 구성을 넘어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국가지정 문화재로서 그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보여주고 들려준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뿐 만 아니라 우리의 전통도자기가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번 공개행사는 흙, 불 그리고 사람이 빚어낸 그릇이 1300도 장작 가마 속에서 견딘 후 우리의 일상으로 다가오는 과정을 보여준다. 장작가마를 열고 도자기를 꺼내는 과정은 일반인이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기회로 1년에 한번 ‘공개행사’를 통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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