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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잇따르는 끔찍한 사건 배경엔 ‘중년 히키코모리’…불안감 확산

일본, 잇따르는 끔찍한 사건 배경엔 ‘중년 히키코모리’…불안감 확산

기사승인 2019. 06. 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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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KAWASAKI-ATTACK-STABBING RAMPAGE
사진=/신화, 연합뉴스
일본에서 중년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무차별 흉기 난동 등 비극적인 사건의 배후에 중년 히키코모리가 원인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히키코모리 성향이 있는 중년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2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지 5일 만에 전 차관급 인사가 중년 히키코모리인 아들을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것이 대표적. 히키코모리 관련 단체는 히키코모리에 무차별 살인범의 이미지가 붙는데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중년 히키코모리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은 계속해서 번지는 양상이다.

아사히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히키코모리 경험자들로 구성된 ‘히키코모리 UX회의’는 ‘가와사키(川崎)시 보도에 대하여’라는 성명을 냈다. 성명은 “사건에 대해 슬퍼하고 범행을 증오하는 것이 ‘히키코모리를 싸잡아 부정’하는 것으로 향하고 있다”며 사회에 히키코모리에 대한 ‘범죄자 예비군’ 이미지가 확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 살상 사건과 히키코모리를 같이 묶어 보도하는 것은 히키코모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조장한다고 호소했다.

가와사키시 사건이란 지난달 28일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시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흉기 난동 사건을 말한다. 범인은 중년 히키코모리였던 이와사키 류이치(岩崎隆一·51). 그는 아침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러 2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는 어린시절 부모가 이혼하고 삼촌 부부와 함께 살면서 집에 틀어박혀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건 후 고령의 삼촌 부부는 과거 가와사키시와 상담하면서 개호(介護·환자나 노약자 등을 곁에서 돌보는 것) 인력을 집에 들일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히키코모리 성향이 있는 이와사키가 반대할까 걱정이라고 말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와사키는 삼촌 부부와 대화다운 대화를 한 적도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 이후 언론은 내각부 추정 약 61만명으로 알려진 중년 히키코모리 문제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사회에서 오랫동안 고립된 중년 히키코모리들에 대한 우려와 함께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대두됐다. 그러자 히키코모리 경험자 단체, 가족 단체 등이 히키코모리에 대해 편견 조장을 우려하는 성명을 잇따라 냈다. 가와사키시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과 히키코모리 문제를 분리해 다루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5일 만에 또다시 중년 히키코모리와 관련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2일 전 차관급 인사가 자신의 중년 히키코모리 아들을 숨지게 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일본 열도에 파문이 번진 것.

농림수산성 사무차관을 역임한 구마자와 히데아키(熊澤英昭·76)는 도쿄도 네리마(練馬)구의 자택에서 장남 에이이치로(英一郞·44)를 흉기로 찔러 사망케 했다. 구마자와는 경찰의 수사과정에서 “아들이 히키코모리처럼 방에만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가정 내 폭력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3일 경찰조사에서 가와사키시 흉기 난동 사건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가와사키시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알고 있다. 장남도 남에게 해를 가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인근 초등학교에서 운동회 중인 아이들에게 아들 에이이치로가 “죽이고 싶다”고 발언, 구마자와는 주위에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혼을 내다가 싸움으로 번져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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