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알츠하이머)는 노인성 질환으로, 고령층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40~65세의 초로기(노년기에 접어드는 초기)에도 치매가 올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매 환자 73만여명 중 초로기 치매 환자 수는 7만명 정도다. 직업 경력 단절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큰 데다 이른 시기에 치매가 왔다는 점에서 환자와 보호자가 겪는 스트레스와 좌절감이 더 클 수 있다.
◇ 초로기 치매, 노인성 치매보다 진행 빨라
의료계에 따르면 초로기 치매 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이다. 대부분은 알츠하이머 치매가 원인으로, 부모 중 한쪽이 상염색체우성 알츠하이머병 유발 유전자를 갖고 있을 경우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 정도 된다.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시공간 지각능력 손상이 많다.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는 가족성과 비가족성으로 나뉜다. 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치매의 20%다. 이 경우 진행이 빠르고, 더 어린 연령대에서 발병하며, 기억력 저하가 두드러진다. 두통이나 보행장애, 경련 증상 등이 비가족성 알츠하이머 치매보다 빈번하다.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음주 등으로 발생한다. 음주는 초로기 치매 원인의 약 10% 정도로, 음주 후 필름이 끊기는 현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초로기 치매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젊은 나이에 뇌졸중이 발생하고 전조를 동반한 편두통이 흔하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백질 병변이 보다 광범위하며 평균 발생 연령은 30대다. 일과성 허혈발작과 허혈성 뇌졸중이 60~85%의 환자에게 발생한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45~65세에서 많다. 평균 생존기간은 증상 시작부터 6~11년, 진단받은 때부터 3~4년으로 추정된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달리 초기부터 성격 변화와 행동이상을 보인다. 알코올성 치매에 따른 뇌 위축은 50대부터 시작해 인지저하를 동반한다. 자서전적 기억(개인적 기억) 감퇴와 작화증(공상을 실제의 일처럼 믿는 증상)이 동반되며 신경학적 증상으로 보행장애가 있을 수 있다. 금주하면 회복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이재홍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27일 “초로기 치매는 노인성 치매보다 진행이 빠르다”면서 “발생한 상황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떤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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