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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G20 의장국 일본 아베 정권, 성과는 ‘글쎄’

첫 G20 의장국 일본 아베 정권, 성과는 ‘글쎄’

기사승인 2019. 06. 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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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트위터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이 관련 동영상을 게재, G20이 마무리 됐음을 알렸다. 사진=/아베 신조 일본 총리 트위터(@AbeShinzo) 캡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오사카에서 지난 28~29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첫 의장을 맡았다. 그는 폐막 인사에서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트위터에도 G20에서 촬영된 동영상을 올리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이렇다 할 외교적 성과는 내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오히려 미국과는 미·일 안보조약 개정에 대한 압박만 받았으며, 러시아와의 평화조약 합의는 또 물 건너 가게 됐다. 심지어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논란까지 빚었다. 내달 참의원 선거용 호재는 없는 셈이다.

아사히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방일 전부터 미·일 안보조약에 대해 불평을 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일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일 안보조약 폐기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불공평한 조약이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베 총리에게 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일 안보조약 개정 필요성 언급에 일본 정부 내에서는 당혹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 방위성 간부는 “본격적으로 안보조약을 검토하자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고, 무역협상에서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본 참의원 선거(7월 21일) 이후 재개될 미·일 무역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본에 양보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안보조약 개정을 들이밀 수 있다. 미국과 일본은 2021년 3월 주일미군 주둔 경비부담 협정 만료를 앞두고 있어 재협상에서 미리 우위를 점해 놓으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 여러모로 일본에게는 악수(惡手)다.

아베 총리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회담을 갖고 영토분쟁 지역인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포함한 평화조약에 대해 지속적인 협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쿠릴열도에 대한 합의는 불발됐다. 아사히신문은 양국 정상이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이번 회담에서의 합의를 단념했다면서 “사실상 암초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입장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지만 넘어야 할 과제의 윤곽은 명확해졌다”고 말하는데 그쳤다.

아베 총리는 최근 몇 년 간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는 쿠릴열도를 반환 받으려고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1월 러·일 정상회담에서 평화조약 체결을 위해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본은 반환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여왔다. 쿠릴 4개 섬 가운데 2개 섬을 일본에 반환하는 내용이 담긴 일소공동선언(1956년)을 바탕으로 협상키로 했기 때문. 그러나 러시아의 입장은 단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G20을 일주일 앞두고 행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쿠릴열도 반환에 대해 “그러한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베 총리는 G20 행사에서 한 말실수 때문에 구설수에도 올랐다. 아베 총리는 28일 저녁 오사카성 안의 영빈관에서 G20 정상들이 모인 만찬자리에서 “한 가지 큰 실수를 범했다”며 소실됐던 오사카성의 천수각 복원을 언급했다. ‘큰 실수’란 천수각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을 말한 것인데, 이는 장애인을 배려하지 못한 언급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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