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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취임 5년...KB금융의 경쟁력과 과제는]②‘M&A 귀재’ 손보·증권 품에 안고 포트폴리오 완성

[윤종규 회장 취임 5년...KB금융의 경쟁력과 과제는]②‘M&A 귀재’ 손보·증권 품에 안고 포트폴리오 완성

기사승인 2019. 07.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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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은행 의존도 줄여
공격적 M&A 덕에 리딩뱅크도 탈환
생명보험 M&A는 숙제…하반기 적극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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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의 성장 그래프는 윤종규 회장 취임 전후로 나뉜다. KB금융은 2008년 지주 출범 이후 줄곧 2등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윤 회장이 사령탑을 맡은 뒤 KB금융은 빠르게 변했다. KB금융은 그 동안 국민은행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 지주 실적의 80%가 은행에서 나왔다. 카드를 포함, 10개 계열사가 간신히 20%를 차지해온 셈이다. 하지만 윤 회장이 적극적으로 금융사 인수합병(M&A)에 도전하면서 KB금융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처음으로 손해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게 됐고, 굴지의 증권사마저 품에 안고 하위권을 맴돌던 증권 부문을 업계 3위로 올려놓았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금융이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인수하기 전인 2014년에는 총자산이 308조원이었지만, KB손보와 KB증권 등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2017년에는 437조원으로 42%나 증가했다. 지난해엔 480조원까지 느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KB손보와 KB증권의 실적도 고공행진했다. KB손보는 2014년과 비교해 지난해 순익이 36% 증가했고, KB증권도 현대증권과 합병 이후 600% 가까이 성장했다.

KB금융의 성공가도에는 윤 회장의 M&A 도전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윤 회장은 취임 이듬해에 손해보험업계 4위 보험사인 LIG손해보험 인수에 성공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손해보험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곳이 한 곳도 없는 상황에서 윤 회장이 공격적 M&A에 나선 것이다. 윤 회장은 LIG손보에 이어 곧바로 현대증권 인수전에 돌입했다. KB금융은 자회사로 KB투자증권을 두고 있었지만, 자본금이나 영업력 등 모든 부문에서 업계 하위권에 머물렀다. 리딩뱅크 탈환을 노리는 KB금융지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이에 윤 회장은 시장에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을 2016년 5월 인수한 데 이어 11월에는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KB금융은 2017년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LIG손보와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KB금융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염가매수차익을 얻었다. 게다가 은행 의존도도 크게 낮췄다. 20%에 그친 비은행 비중을 40% 가까이 늘린 것이다. 윤 회장이 공격적으로 M&A를 추진한 덕에 KB금융은 2017년 3조3000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9년 만에 리딩뱅크 위상을 신한금융지주로부터 탈환할 수 있었다.

윤 회장은 금융사 M&A뿐만 아니라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KB금융은 코인플러그와 플라이하이·해빗스토리 등 23개 스타트업에 204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금융과 ICT 영역의 벽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적인 금융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핀테크 스타트업에 발 빠르게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KB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 성공 사례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에도 투자해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문을 연 이후 6분기 만에 흑자를 달성하는 등 경쟁사인 케이뱅크를 멀찍이 따돌리고 있다.

하지만 윤 회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못한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면서 생명보험 부문을 강화했고, 1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도 되찾아 갔기 때문이다. 윤 회장에게 생명보험 부문은 숙원 사업이다. 계열사 중 KB생명이 있지만 하위권을 맴돌며 이름값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 어윤대 전 회장 시절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추진했지만 이사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인수가 좌절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윤 회장은 지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꾸준히 M&A 대상을 찾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자본 여력을 활용한 비은행 금융사 M&A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그룹의 취약한 부분인 생명보험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숙명의 라이벌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뱅크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M&A를 추진해야 한다. 최근 M&A 시장에 생명보험사 여러 곳이 잠재 매물로 등장하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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