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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수능, ‘0점 처리 답안지’ 재채점 논란

베트남 수능, ‘0점 처리 답안지’ 재채점 논란

기사승인 2019. 07. 3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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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이닌 성에서 58개 답안지 '0점' 처리돼 이상하게 여긴 교육당국 재채점에 나서
재채점 후 10점 만점에 8.5점, 8점 큰 폭으로 점수 정정돼
전문가들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과 신뢰성 회복이 과제"
베트남 수능
지난 6월 말에 치뤄진 베트남 고교 졸업시험 고사장의 모습./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유교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베트남에서 ‘교육’은 우리나라 못지 않게 최대 관심사이자 뜨거운 이슈다. 6월께 치르는 국가 주관의 고교 졸업시험은 대학 입학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사실상의 대입시험으로 우리나라의 수능과 비슷하다.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가장 큰 연례행사 중 하나인만큼 매년 고교 졸업시험과 관련한 크고 작은 일들이 불거진다. 올해는 떠이닌 성(省)에서 비정상적인 ‘0점 답안지’들이 발견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VN익스프레스는 30일 재채점 요구·정정기간 중 떠이닌 성의 95개 답안지(주관식 33개, 객관식 62개)의 재채점이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특히 객관식 답안지 62개 중 0점을 받았던 58개 답안지들의 점수가 다시 매겨졌으며 일부는 최대 8.75점(10점 만점)까지 올랐다.

고교 졸업시험 종료 이후 성적을 정산하던 지방 교육청은 0점 처리된 답안지 대다수가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의 것임을 발견했다. 게다가 과학·사회 선택 3개 과목들에서 단 하나의 정답도 나오지 않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지방 교육청이 중앙부처인 교육훈련부에 보고하는 한편 학생들과 재채점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0점 처리된 58개의 답안지는 물론 점수가 지나치게 낮게 나왔던 나머지 4개 답안지를 포함해 총 62개 객관식 시험지의 재채점이 이루어졌다. 재채점 과정에서 위원회는 수험생들의 시험지·답안지와 채점을 위한 스캔데이터 이미지 등을 일일이 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0점 답안지’의 원인은 학생들이 과목 코드나 수험 번호를 잘못 기입하거나 정답을 흐리게 마킹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재채점 후 시민교육 과목에서는 0점에서 8.75점, 물리 과목에서는 0점에서 8.5점 등 큰 폭으로 점수가 정정됐다. 이에 따라 총 58개 답안지에 걸쳐 34명의 학생들이 ‘구제’ 받았다. 당국은 이같은 사례가 떠이닌 성에서만 일어난 특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작년 고교 졸업시험에서 고위직 관료 자녀들의 성적이 대거 조작된 ‘수능 스캔들’이 1년 가까이 지속돼 불신이 높은 탓이다. 이번 사건이 왜 떠이닌 성에서만 집중적으로 발생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고 학생들의 마킹 실수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다는 여론이 다수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본격적인 대학 입학 전형이 시작되기 전 빠르게 재채점을 끝낸 지방-중앙 교육 당국의 대처를 높이 평가하지만 동시에 체계적인 시험 시스템 마련과 신뢰성 회복이 앞으로 과제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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