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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속앓이 말 못할 고통 ‘치질’ 여름에 수술하면 안될까(?)

혼자 속앓이 말 못할 고통 ‘치질’ 여름에 수술하면 안될까(?)

기사승인 2019. 08. 0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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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라고 수술 미루지 말고 치료시기 놓치지 말아야
수술 후 충분한 휴식과 좌욕 등 건강관리 습관 들여야
# 항문밖으로 살점이 삐져나온 조향은(38세·여)씨. 매일 아침 화장실 가기가 두렵다. 용변 후 아프고 쓰라린 증상이 더해지는데다 최근에는 혈변까지 나와 고통이 배가되서다. 여름 휴가 때 치질 수술을 할지 심각히 고려중이지만 ‘여름에 수술하는 것이 아니다’는 부모님 말씀에 결심이 쉽지 않다.

◇ 항문 밖으로 혈관 덩어리가 빠져나오는 치핵

치질은 치핵, 치루, 치열 등 세 가지 형태의 항문 질환을 말한다. 치핵은 항문 안쪽 점막과 점막 아래 조직이 여러 원인에 의해 부풀어 오르거나 늘어져 빠져나오는 상태다. 식생활 및 배변습관이 주된 원인이다. 화장실에서 항문에 힘을 뺀 채 오래 앉아 있으면 중력에 의해 항문 주위의 혈관에 피가 고이게 돼 혈관이 늘어나고, 이것이 커져 치핵으로 발전한다.

치핵은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나 좌욕, 생활습관 개선 등 간단한 방법으로도 증상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증상을 오래 방치해 악화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치루는 항문 안쪽에 생긴 구멍을 통해 항문 바깥쪽 옆으로 샛길이 뚫려 있는 상태다. 그 샛길을 통해 진물이나 고름이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가스나 변이 새기도 한다. 치열은 항문이 찢어지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변 본 후 몇 시간씩 심한 통증을 느낀다. 치루는 결코 그냥 낫지 않는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재발되기 때문에 증상 발견시 수술해야 한다. 항문이 이미 좁아져 있는 만성치열의 경우 내괄약근을 부분적으로 절개해 항문을 넓히는 간단한 수술이나 건강한 주변조직으로 치열부위를 덮어주는 피판이식술로 치료한다.

송기호 장튼위튼병원 항문건강클리닉 원장은 8일 “악화된 치핵의 경우 탈항되는 내치핵 덩어리나 늘어진 외치핵을 제거하는 수술을 시행한다”면서 “치핵 덩어리와 주위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치질 수술에 경험이 많은 의사가 눈으로 직접 보면서 세밀하게 절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장튼위튼 송기호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는 치질. 말 못할 통증 및 불편감을 호소하는 치질 환자들에게 여름은 더 무섭고 괴로운 시간이다. 송기호 장튼위튼병원 항문건강클리닉 원장은 8일 “대장항문에 이상증세가 있을 경우 증상을 방치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해 질환을 악화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덥고 습한 여름철, 수술 해도 괜찮을까(?)

치질환자에게 여름은 무섭고 괴로운 시기다. 치료 받고 싶어도 땀이 많이 나고 세균이 잘 번식해 감염되기 쉬울거라는 생각 때문에 섣불리 수술을 결심하기 쉽지 않아서다. 하지만 모든 수술이 그렇듯, 위생 관리만 잘한다면 큰 어려움없이 회복할 수 있기에 수술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치질 수술을 미룰 경우 치질이 더욱 악화돼 수술하기 어려울수도 있고, 입원 기간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름 수술이라고 해도 병원마다 냉방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입원생활 및 퇴원 후 요양기간도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여름, 겨울 등의 계절에 민감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송 원장은 “계절 특수성보다는 치질이라는 질환의 성격상 수술 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고 남몰래 치료할 수 있는 개인 휴가 일정이나 명절 등의 연휴기간에 맞춰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장항문에 이상증세가 있을 시 증상을 방치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질환을 악화시키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치질의 경우 수술 후에도 원활한 배변활동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계절과 상관없이 수술 후에 전문의가 권고한 관리법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 항문질환 수술 후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염분이 들어간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여름철에는 시원한 맥주가 오히려 대장항문에는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금주해야 한다. 평소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되 쪼그려 앉아서 하기보다 좌욕기를 사용해 5~10분 정도 엉덩이를 푹 담그는 것이 좋다. 채소 및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고, 유산균이 풍부한 요거트를 챙겨먹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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