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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달러 손해”…베트남 주 44시간 근무제 도입 논의에 논란

“20억 달러 손해”…베트남 주 44시간 근무제 도입 논의에 논란

기사승인 2019. 09. 0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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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현행 주 48시간에서 주 44시간 근무" 노동법 개정 예비초안에 논란
제화·피혁 업계, "20억 달러 수출액 손실 발생할 것"
사용자와 노동계 입장 갈려…외국기업 이탈할 것이란 우려도
봉제공장
베트남에 위치한 봉제 공장의 모습./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이 근무시간 단축 논의에 들어가며 노사가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기업계 특히 제화·피혁업계의 경우 “20억달러(2조3876억원) 상당의 수출액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 파장이 예상된다.

8일 베트남 투자신문에 따르면 베트남가죽·신발·핸드백(Lefaso)협회는 개정 노동법 예정 초안의 영향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협회에 따르면 주 44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게 될 경우 근로시간과 수출액이 9% 감소하게 된다. 내년 업계의 수출액이 200억달러(20조876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제화·피혁 업계에서만 약 20억달러(2조3876억원) 상당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베트남 국회가 논의 중인 노동법 개정안에는 현행 주 48시간인 근로시간을 주 44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근로시간을 주 44시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은 베트남노동총연맹(VGCL)의 의견과 대다수 노동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산정한 것이지만 사용자 측의 반발이 심하다.

부 띠엔 록 베트남 상공회의소(VCCI) 회장은 “베트남과 경쟁하는 인근 태국·인도·방글라데시·말레이시아·필리핀·라오스 같은 개발도상국들도 주 48시간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며 “농업부문에서 비농업부문으로 막 이전된 탓에 베트남의 노동 생산성은 무척 낮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들의 실제 상황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추가 비용을 걱정하는 것은 비단 제화·피혁업계뿐만이 아니다. 베트남 수산업계 역시 “현행 48시간 근무제에도 초과 근무가 빈번하다. 주 44시간으로 단축하게 되면 초과 근무가 더욱 늘고 기업들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며 반발했다. 협회의 계산에 따르면 직원 2000명인 기업에서 주 44시간 근무제를 적용하면 50억동(2억5750만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베트남노동총연맹은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전체 고용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응우옌 딘 캉 베트남노동총연맹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20년 후에는 공공부문에 주 40시간 근무제를 적용해야 한다. 이것이 30년의 ‘도이머이(쇄신)’ 정책을 통해 노동자들이 누릴 수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의 이탈 가능성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이미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의 인건비에 더해 주 44시간 근무제를 도입하게 되면 외국 기업들에겐 베트남의 ‘매력’이 사라지게 될 수 있다. 결국 베트남을 이탈해 다른 국가로 투자를 전환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 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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