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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좋은데…” 자영업자 대출, 생계형 자금 중심 폭증세

“경기 안좋은데…” 자영업자 대출, 생계형 자금 중심 폭증세

기사승인 2019. 09. 1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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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출 잔액 636조…11.2%↑
숙박·음식점업 등 중심 연체율 늘어
일각 "대출 건전성 관리 시급"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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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주춤해진 반면 자영업자 대출 증가 속도는 가팔라졌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은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생계형 대출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풍선효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대출 증가 속도와 함께 연체도 늘어나고 있어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디플레이션 경계론이 퍼져 있는 가운데 실질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이 앞으로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556조91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3%(63조7395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신용카드 판매 대금 등을 아우르는 개념의 ‘가계부채’다.

반면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636조4000억원으로, 11.2%(64조1000억원) 폭증했다. 자영업자 대출에는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받은 대출에 자영업자들이 받은 가계대출이 포함된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은 자영업자 수가 줄고 있는 데다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늘었다. 최근 5년 간 흐름을 보면 2015년 자영업자 수는 9만8000명 감소했지만 대출이 13.5% 늘었고, 2016년에도 8000명 줄었지만 대출은 13.7% 급증했다. 2017년엔 6만8000명 늘면서 대출 증가율도 14.4%를 기록했지만, 작년엔 자영업자가 4만4000명 줄면서도 대출은 13.7% 불었다. 올 1분기에도 자영업자 수는 4만명 줄어든 552만명이었다.

자영업자 대출은 업황이 좋지 않고 영세한 업종에 쏠려 있어 대출 건전성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등 서비스산업 대출금이 1년새 12% 늘면서 2009년 이후 최고 증가율을 보였다. 산업 구조조정을 겪은 실직자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음식점 창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는데, ‘생계형 대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연체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상반기말 기준 3bp(1bp=0.01%포인트) 오른 0.31%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 0.27%보다 높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최근 업황 부진이 두드러진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은 2018년 294.4%, 255.3%로 전년대비 각각 55%포인트, 33.2%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자영업 평균 LTI가 220.4%에서 230.3%로 9.9%포인트 오르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역시 가파르다. 또 전체 자영업 가구의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은 2018년 39%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도·소매(2017년 31.8%→2018년 46.6%)와 숙박·음식업(40.5%→48.4%)은 크게 높아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상대적으로 업황이 부진한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채무상환능력도 약화되고 있다”며 “경기여건 상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으므로 자영업 대출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대출 건전성에 대한 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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