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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노조, 눈물의 삭발식…‘서울대, 시설노동자 탄압 말라’

서울대노조, 눈물의 삭발식…‘서울대, 시설노동자 탄압 말라’

기사승인 2019. 10. 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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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5개월 앞둔 분회장의 희생…학생 "시설노동자 없는 학교 상상할 수 없어"
서울대 노조 (1)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서울대노조)과 비정규직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서울대 만들기)이 7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민주노조 탄압하는 서울대학교 규탄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최분조 서울대노조 겸 서울대시설분회 분회장(왼쪽)이 삭발을 진행하는 모습. /김서경 기자
기계·전기·환경 노동자 등 서울대 시설노동자로 구성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서울대노조)과 비정규직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서울대 만들기)이 7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민주노조 탄압하는 서울대학교 규탄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개최했다.

서울대 노조는 지난 2월 7일부터 11일까지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서울대 중앙도서관과 관정도서관의 난방을 일시적으로 중지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방침’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으나 임금과 처우 등이 열악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명절상여금 고정 지급(법인 정규직 대비 50%) △노동조합 인정 △교육시간 보장 등을 촉구했다.

빨간 조끼를 입은 주최 측 추산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서울대는 노동력착취 중단하고 적정임금 보장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노조할 권리 보장하라”, “단체교섭 성실히 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대 비정규직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서울대노조)과 비정규직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서울대 만들기)이 7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민주노조 탄압하는 서울대학교 규탄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개최했다. /김서경 기자
이날 최분조 서울대노조 겸 서울대시설분회 분회장은 경과보고 후 “기계·전기(기전) 노동자는 시중노임단가의 100%를 못 받고 청소·경비(청경) 노동자는 최저임금(8350원)보다 낮은 8195원을 받는다”라며 “학교의 ‘무기계약직도 서울대의 구성원’이라는 말을 믿고 임금 단체 협약(임단협) 등도 절차대로 진행될 줄 알았다”고 전했다.

윤민정 서울대만들기 공동대표(정치외교학 4)는 “강자는 약자와 싸우기 전에도 약자에게 몫을 돌려주지 않았다”라며 “약한 이들은 몫을 주장하기 위해 맞서 싸웠고 약자들끼리 연대로 세상을 바꿔왔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노동자들 없이 화장실, 식당 등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곳이 어떻게 운영될 지 상상해봤나”라며 “학교에 아무리 지식인이 많더라도 결국 이학교 핵심에는 노동자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노조 (2)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서울대노조)과 비정규직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서울대 만들기)이 7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민주노조 탄압하는 서울대학교 규탄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최 분회장이 머리를 깎는 모습을 보며 참가자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 /김서경 기자
또한 참가자들은 서울대에 노조 탄압을 멈출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서울대 청소 노동자들은 노동 조합을 결성, 학교 측에 이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서울대가 노조를 인정하지 않기 위해 기전과 청경의 임금을 다르게 주는 등 내부 갈등을 조장하고 교육 시간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분조 분회장과 임민형 서울대 기전분회장은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바람을 맞으며 머리를 깎았다.

최 분회장은 “정년이 5개월 남았지만 우리 노조를 지키자는 결의를 다진다”며 “더 힘이 있었더라면 여러분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눈물을 훔치는 동료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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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동조합(서울대노조)과 비정규직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서울대 만들기)이 7일 오전 11시30분께 서울 관악구 서울대 관악캠퍼스 행정관 앞에서 ‘민주노조 탄압하는 서울대학교 규탄 기자회견 및 삭발식’을 개최했다. 이날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김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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