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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TSMC, 애플 AP 수주 놓고 재격돌…기술력·환경 과거와 달라

삼성전자-TSMC, 애플 AP 수주 놓고 재격돌…기술력·환경 과거와 달라

기사승인 2020. 03. 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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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후공정 기술 및 EUV 기술력 강화
TSMC "삼성과 전쟁 끝나지 않아" 경계
미중 관계 '갈등'에 미 기업 고민 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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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의 패권을 놓고 경쟁 중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애플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수주를 놓고 또 다시 맞붙게 됐다. 5년 전 패배를 맛본 삼성전자가 기술력 강화를 토대로 설욕을 다짐하는 가운데 달라진 미·중 관계 등이 수주에 적잖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린다.

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애플의 차기 아이폰(가칭 아이폰12)에 쓰일 AP 물량을 따내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0년말로 애플과 TSMC의 독점 계약이 끝나는 것에 따른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주문을 넣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사)와 파운드리 업체 간에 세부설계 및 공정 등의 논의가 통상 1년 전부터 오간다”라며 “지금이 한창 분주할 때”라고 설명했다.

애플 전문 외신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에 따르면 아이폰12에 쓰일 AP는 5나노미터 극자외선(EUV) 미세공정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현재 7나노 이하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는 전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이다. 차기 아이폰 AP를 둘러싼 수주전은 업계 1·2위를 다투는 양사의 싸움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먼저 애플 AP를 공급해왔다. 2012년에 나온 아이폰5까지는 삼성이 독점 공급했지만 기술력을 앞세운 TSMC가 치고 들어오면서 AP 수주물량을 나눠야 했고, 5년 전에는 TSMC가 삼성을 밀어내고 AP 공급을 독차지했다.

당시 삼성전자의 패배는 후공정(패키징) 기술에서 TSMC보다 밀린 탓이다. 뼈아픈 패배 후 삼성전자는 삼성전기와 함께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등 후공정 기술 개발에 돌입했고, 이 기술을 2018년 갤럭시워치용 AP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차세대 아이폰 AP 생산 계약을 따내기 위해 패키징 전문업체 네패스와 협업하는 등 철저한 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차세대 기술인 EUV 미세공정 단계에서는 TSMC가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비교적 희석된다는 점이다.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하는 것으로 오히려 삼성전자가 EUV 7나노 기반 AP ‘엑시노스’를 생산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3나노 반도체 양산 시점도 TSMC보다 1년 빠른 2021년으로 잡고 있다.

TSMC도 삼성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TSMC 창업자 모리스 창은 작년 12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TSMC가 일시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한두 개 전투에서 이겼을 뿐”이라며 “(미세공정을 둘러싼) 삼성전자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대중국 견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올해 들어 TSMC 고객사인 인텔·애플·퀄컴 등 자국 업체들에게 대만 회사에 제조를 맡기는 것은 “보안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의 뜻를 나타냈다. 화웨이 등 중국발 의존도가 높은 TSMC 역시 경계의 대상이 되면서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라는 TSMC의 마케팅이 이제는 미국 기업들을 끌지 못하게 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삼성과 경쟁하는 애플에게 특히 TSMC의 이런 마케팅은 잘 먹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가 번거로운 애플로서는 삼성에게 일감 일부를 넘기는 것도 검토해볼 만해진 것이다. 애플은 D램·디스플레이 등 아이폰의 주요 부품을 이미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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