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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뷔 30주년 맞은 신승훈 “음악은 저의 ‘분신’이죠”

[인터뷰] 데뷔 30주년 맞은 신승훈 “음악은 저의 ‘분신’이죠”

기사승인 2020. 04. 0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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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사진=도로시컴퍼니
가수 신승훈의 대표곡 ‘미소 속에 비친 그대’가 벌써 30주년을 맞았다. 90년대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신승훈은 여전히 ‘발라드의 황제’라는 수식어의 주인공이다.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신승훈은 3년의 공백을 깨고 8일 30주년 스페셜 앨범 ‘My Personas’(마이 페르소나스)로 대중과 만난다. 비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대해왔던 전국투어 콘서트 일정은 불가피하게 연기됐지만, 선공개곡인 ‘이 또한 지나가리라’로 힘들어하는 대중들을 위로했다.

신승훈이 이번 앨범명처럼 30년간 함께 해온 음악을 자신의 ‘분신’이라고 표현한다. 신승훈 팬이라면 좋아할만한 정통 발라드부터, 엠넷 ‘더 콜2’에서 래퍼 비와이와 함께 해 화제가 된 곡 ‘Lullaby (Orchestra Ver.)’(럴러바이 오케스트라 버전) 등 다양한 곡들이 담겼다. 30주년을 맞아 예전의 영광을 기념하는 앨범이 아닌, 여전히 현재진행형 가수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흔히들 지나가는 시간을 마라톤에 비유하는데 저의 10주년, 20주년에 ‘반환점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런데 30주년을 맞이하니 정말 ‘반환점’이 된 것 같아요. 지나온 것들을 자축하는 것도 좋지만, 앨범을 만드는 ‘오늘’이 더 중요하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재진행형으로 충실하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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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사진=도로시컴퍼니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두 곡이다.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는 서정적인 발라드다. 클래식 기타의 운율과 노래하는 신승훈의 목소리, 여기에 심현보의 가사가 어우러져 삼박자를 이룬다. 또 다른 타이틀곡 ‘그러자 우리’는 연인과의 헤어짐을 먹먹한 감정으로 표현한 애절한 발라드다. 슬프지만 겉으로 슬픔이 드러나지 않는 신승훈표 ‘애이불비(哀而不悲)’ 정서가 담긴 곡이다. 이 외에도 앨범에는 ‘늦어도 11월에는’ ‘내가 나에게’ ‘이 또한 지나가리라’ ‘Walking in the Rain’(워킹 인 더 레인) ‘사랑, 어른이 되는 것’ ‘Lullaby (Orchestra Ver.)’ 등 총 8곡이 수록됐다.

“가수 신승훈의 정서가 ‘애이불비’ 정서라고 할 수 있어요. ‘미소 속에 비친 그대’도 그랬고 선공개곡인 ‘이 또한 지나가리라’도 마찬가지에요. 제 목소리가 밝아도 슬픈 느낌이 나거든요. 그래서 발라드에 특화된 것도 알고요. 사실 데뷔 초에는 ‘애이불비’가 슬픔을 감추기 때문에 슬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먹먹하고 덤덤한 것도 슬프다는 걸 깨달았어요.”

‘발라드의 황제’라는 호칭은 신승훈에게 애증의 호칭이기도 했다. 실제 신승훈이 사랑을 받았던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비롯해 ‘보이지 않는 사랑’ ‘I Believe’(아이 빌리브) 등은 대표적인 발라드이긴 하지만, ‘로미오 & 줄리엣’ ‘처음 그 느낌처럼’ ‘엄마야’ 등 템포가 빠른 곡들도 성공을 거뒀다.

“흔히 연인들이 헤어지고 나면 좋은 기억, 잘해준 기억이 더 나잖아요. 저에게도 발라드가 그런 것 같아요. 대중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은 거죠. 저도 ‘발라드의 황제’라는 호칭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만큼 족쇄가 되기도 했어요. 앞으로 할 음악이 발라드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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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사진=도로시컴퍼니
30년간 가요계는 끝없이 변화해왔다. 90년대에는 테이프나 CD 등을 구매하기 위해 가게 앞에서 줄을 서는 광경이 흔했고 가요 프로그램은 방송가에서 황금 시간대에 편성됐다. 연말 시상식은 늘 가요 시상식으로 마무리 됐다. 그러한 황금기를 지나고 이제는 너무도 쉽게 음악을 소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신승훈은 이러한 시간을 모두 겪어오며 자신의 도전 정신을 고수해왔다.

“요즘엔 ‘노래를 듣자!’가 아니라 ‘노래나 들을까?’가 됐어요. 예전엔 어떤 곡 때문에 인생이 바뀌는 경험도 있었는데, 이제는 바쁜 생활 속에 BGM이 됐죠. 굉장히 많은 발전이 있었어요. 예전에는 발라드도 하다가 다른 장르가 해보고 싶으면 도전하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지금은 우리 가요도 팝과 비교해서도 차이가 없을 만큼 퀄리티가 굉장히 높아져서 도전하는 게 쉽지는 않죠. 방탄소년단이나 싸이가 미국 빌보드에 진출하면서도 변화가 있었죠. 하지만 트렌드에 맞춰 음악이 할애되는 걸 보면 씁쓸하기도 했어요. 저는 음악에 있어서는 고집을 부리고 싶어요. 트렌드와 상관없이, 가봐야 하는 길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연기된 전국투어 ‘2020 더 신승훈 쇼 : 미소속에 비친 그대’ 첫 번째 일정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서울 공연은 취소가 됐지만 오는 6월 13~14일 수원에서 시작해 전국을 돌 예정이다. 신승훈은 1996년 대중가수로서는 최초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를 개최한 가수인 만큼 이번 투어를 해당 장소에서 시작 못한 게 많이 아쉽다고 전했다.

“사실 너무나 기대해왔어요. 저에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장소거든요. 운동선수가 올림픽 출전을 위해 몸을 만드는 것처럼 저도 가수로서의 준비를 열심히 해왔는데 처음부터 꼬여서 많이 의기소침해졌어요. 하지만 이제 시간이 또 생긴 만큼 공연을 다시 구성하고 많은 연출을 넣으려고 해요. 열심히 준비한 만큼 후련한 마음으로 보상도 받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신승훈은 자신의 이번 앨범을 통해서 코로나19로 지친 팬들과 대중들이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음악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하는 문화예술은 아니에요. 짧기 때문에 찾기가 쉽죠. 그래서 존재감이 강하지 않아 보여도 노래 한 곡이 갖는 힘은 대단해요. 위로가 필요할 때 더 빛을 발할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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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사진=도로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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