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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한국 철수 전 ‘재고車’ 판매 고민하는 닛산·인피니티

[취재뒷담화] 한국 철수 전 ‘재고車’ 판매 고민하는 닛산·인피니티

기사승인 2020. 06. 0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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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이 깜깜하다.”

닛산이 한국 시장 철수를 공식 선언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은 가운데 한국닛산의 한 딜러사 관계자가 우려를 나타내며 한 말입니다. 3년 전부터 적자행진을 이어온 한국닛산은 해를 넘긴 일본차 불매운동과 올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영난으로 지난주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한국닛산은 올해 12월 말 영업을 종료하지만, 기존 고객들을 위해 향후 8년간 애프터서비스(AS)를 지속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한국닛산의 판매를 책임지는 딜러사들의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닛산이 현재 판매 중인 차량은 알티마 등 5개 모델로 남은 6개월 동안 재고 물량을 모두 소진해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업계에선 파격적인 할인 조건을 내걸어도 이번 철수 선언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타격과 중고차 가격 하락 가능성에 판매를 당장 끌어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닛산과 인피니티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의 AS에 대한 우려도 한국닛산 입장에선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실제로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국닛산이 철수한 이후 AS의 지속성 여부에 대한 질문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닛산의 모든 딜러사들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운영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만약 경영 여건 악화로 8년 안에 문을 닫더라도 이를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규모 차량 리콜도 잠재적 변수입니다. 한국닛산은 리콜 등 안전과 관련된 이슈가 발생할 경우 해당 정부 기관과 협력해 처리한다는 해결책을 내놨지만, 영업이 종료되는 올해 말 이후로는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닛산은 2004년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해 무려 16년 동안 영업을 지속하면서 토요타, 혼다와 함께 일본 수입차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비록 르노·닛산·미쓰비시 3사 연합의 구조조정으로 결국 한국 사업을 접게 됐지만, 닛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여전히 높습니다. 다만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더욱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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